北, 中과 연대-南엔 냉대… ‘訪北’ 왕이, 열사능원 헌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을 방문 중인 왕이(왼쪽 줄 앞에서 네 번째)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리용호(오른쪽 줄 앞에서 네 번째) 북한 외무상과 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왕이, 北·中우호상징 찾아 추모
北, 남북축구·식량지원 무반응

북한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일 평안남도 안주시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에 헌화하는 등 북·중 우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연대 강화에 나선 북한은 식량 지원과 평양 남북 축구 경기 등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협조 요청에는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4일 “중화인민공화국 국무원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찾았다”며 “참가자들은 제국주의자들의 무력침공을 반대하는 조선전선에 참전하여 용감히 싸운 열사들을 추모하여 묵상한 다음 능원을 돌아보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은 6·25전쟁에 참전한 중국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안장된 곳으로, 북·중 우호의 상징으로 통한다. 헌화식에는 북한에서는 리길성·오룡철 대외경제성 부상, 중국 측에서는 왕빙난(王炳南) 상무부 부부장과 덩보칭(鄧波淸) 국가국제발전협력서 부서장 등이 함께하면서 북·중이 미·북 비핵화 협상 등 외교 안보 사안뿐 아니라 중국의 대북 경제지원에 대한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왕 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지만, 면담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왕 부장은 4일까지 북한에 머물 예정이지만, 김 위원장 면담 일정에 따라 체류가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북한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통일부는 대북 식량 지원과 평양 축구 대회 등을 계기로 남북대화 모멘텀(동력)을 이어가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북한이 일절 응하지 않으면서 교착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