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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06일(金)
해외부동산에 100兆 몰려… 과열투자·원금손실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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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 부동산 등 약세에
기관투자자 등 대체투자 나서

KB증권, 호주서 ‘계약불이행’
현지사정 잘몰라 리스크 확산
글로벌 경기 둔화도 ‘악영향’


‘저금리 시대’에 각광을 받으며 급성장한 해외 부동산 투자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 사모펀드를 통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가 48조4991억 원에 이른다. 지난달 30일 기준 해외투자 펀드 설정액은 166조8455억 원이었다. 올해 들어 증가한 30조9000억 원의 60% 이상이 부동산 등 대체투자 펀드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기관투자자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미래에셋대우는 프랑스 라데팡스 마중가 타워를 1조1000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최근 미국 최고급 호텔 15곳을 약 6조6600억 원에 매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등도 자기자본을 이용해 선진국 유명 빌딩이나 광산 지분 참여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데다 국내 부동산 투자 역시 고점을 지나면서 국내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관투자자들과 자산가들이 ‘대체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문제는 과열 양상이 벌어지며 꼼꼼한 사전·사후 점검 및 리스크 관리가 소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매물을 놓고 국내 증권사들이 경쟁하고, 브로커들 사이에서 ‘안 팔리는 물건은 한국에 주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투자 경쟁이 과열되면서 과연 꼼꼼히 투자를 검토하고 진행하는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JB자산운용이 운용하고 KB증권이 판매해 개인과 기관투자자가 조성한 3264억 원 규모의 호주 부동산 투자 펀드가 현지 운용사인 LBA캐피탈 계약 불이행으로 자금 회수 및 소송전에 돌입했다. 국내 기관이 1조 원을 투자한 뉴욕 빌딩 개발 사업에서도 시행사 자금난으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외 부동산 투자 초기에는 현지 법과 제도 불확실성, 투자 후반에는 엑시트(exit) 과정에서 매각 시 제값을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 등 두 가지를 주요 리스크로 꼽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수익률이 5% 내외로 비교적 높다 보니 해외 부동산 투자에 많이 몰리고 있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물건 내용과 가격 적정성, 성장 가능성 등 현지 사정을 잘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사모펀드 홍보만을 믿고 투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부동산 시장 성장세가 식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추후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일부 국가의 부동산 경기 둔화로 자산 매각 과정에서 손실을 보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3∼4년간 선진국 부동산 시장을 휩쓸며 가격 상승을 주도한 중국 자본마저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 둔화가 오면 3∼5년 내 매입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살 매입자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지 정책이나 상황에 따라서 물건이 미매각되는 등 리스크가 있다”면서 “국내 부동산보다 리스크 관리 수준을 좀 더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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