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경기>반도체 불황에… 삼성전자 직원들도 ‘무거운 귀성 발걸음’

성과급 예상지급률 50% 삭감
삼성디스플레이, 희망퇴직 실시

대내·외 경제 상황 악화로 짙어진 전자 업계 불황의 그늘은 삼성전자 직원들의 귀향 발걸음까지 무겁게 만들고 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적이 악화하다 보니 성과급은 줄고, 심지어 희망퇴직을 결정한 직원들도 있어 올해 추석이 전혀 즐겁지 않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직원들에게 내년 초 지급되는 성과급(OPI)의 예상 지급률을 공지했다. 올해 반도체 시황이 악화하며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사업부는 연봉의 23∼30%,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 무선사업부는 24∼28% 수준에서 지급될 전망이다. 올해 초 지급된 OPI가 DS 부문에서는 최대치인 50%, IM부문은 46%였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삭감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추석에 나오는 보너스는 연봉에 이미 포함된 거라 그대로 받지만, 문제는 내년 OPI가 반 토막이 나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인해 LCD 사업이 위기에 몰리면서 희망퇴직을 단행, 일부 공장 라인이 가동 중단을 검토하는 등 ‘구조조정’ 한파로 명절 기분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분위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인력구조조정 차원에서 ‘5년 차 이상 생산직 및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인력감축을 위한 희망퇴직에 들어간다. 추석 이후로는 양 사 모두 LCD 패널 공장 라인이 일부 중단에 들어갈 방침이다.

반대 분위기의 회사도 있기는 하다. SK텔레콤은 추석을 앞두고 전 직원에게 특별격려금(총 200만 원 상당)을 지급한다. 연봉도 2%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5세대(G) 이동통신 가입자를 최근 130만 명까지 모집한 데 따른 조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업계는 미·중, 한·일 무역분쟁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내수기업이다 보니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한파를 피할 수 있었다”며 “5G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기여서 사기 진작 차원에서 특별격려금이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이해완·이은지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