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허위 전형자료’ 조국 딸 입시不正 처리 미루지 말아야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 생태환경과학부 수시 모집 전형 자료로 제출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 씨의 자기소개서는 핵심 내용 일부가 허위인 것으로 판명됐다. 대한병리학회는 5일 조 씨가 자소서에 ‘고등학교 재학 중에 2주 간 인턴 활동을 바탕으로 기여해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내세운 병리학 논문을 직권 취소했다. 조 씨를 제1 저자로 등재한 논문의 ‘부당한 저자 표시’는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 허위 기재 등과 함께 연구부정(不正) 행위라는 것이 그 이유다. 병리학회는 “논문 책임저자인 장영표 단국대 교수도 소명서에서 저자로 이름을 올릴 자격이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라고 인정했다”고도 밝혔다.

조 후보는 딸의 입시 부정은 없었다고 거듭 우겨왔다. 지난 2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서는 “저도 좀 의아하다. 제1 저자와 제2 저자 판단 기준이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 교수의 재량에 많이 달려 있었던 것 같다” 운운도 했다. 하지만 논문 취소는 조 씨의 고려대 입학이 부정행위에 의한 것이라는 확인이기도 하다. 당시 고려대 수시 전형의 자기소개서·학교생활기록부 비중이 60%였다. 고려대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학사운영규정의 입학 취소 사유 대상자로 판단되면 절차를 거쳐 입학 취소 처리될 수 있다. 단국대 등의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던 배경도 달리 없다. 그런데도 고려대는 5일 말을 바꿔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런 식으로 미루는 것은 권력 눈치 보기로 비치게 마련이다. 당장 처리에 나서야 한다. ‘동양대 총장 표창장 조작’ 등 불법·허위 스펙을 바탕으로 조 씨가 진학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도 마찬가지다. 서울대는 연구 실적을 조작한 치의학전문대학원 학생의 ‘부정 입학’을 지난달 27일 취소했다. 전북대도 논문 저자 부당 표시 학생 2명 입학을 지난 7월 취소했다. 조 후보 딸이라고 해서 달라야 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