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구독경제>기념일·달마다… 좋아하는 꽃 정기배송, 매일 1500다발 판매… 기업 20곳 ‘단골’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꽃 구독경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꾸까’(kukka) 박춘화(가운데)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점에서 직원들과 함께 배송될 꽃을 정리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상품명: 꾸까
구독료: 꽃 종류따라 달라
월 매출: 6억∼7억 원
특징: 작년 30억 투자 유치

‘12만 원 vs 1만3000원.’

흔히 프랑스 사람들이 매력적이라고들 하는데 정말 그 이유가 있었다. 한 대학의 논문(숙명여대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대학원)에 따르면 주요 국가별 1인당 꽃 소비액을 계산해 보니, 프랑스가 12만 원으로 가장 많은 돈을 쓰고 있었다. 반면, 한국은 고작 1만3000원으로 조사 대상국 중에서 가장 낮았다고 한다.

한국은 여전히 화훼시장에 있어서는 후진국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런 척박한 국내 꽃 시장을 바꿔 보겠다며 뛰어든 청년이 있다. 지난 2014년 플라워 스타트업인 ‘꾸까’(kukka)를 설립한 박춘화(38) 대표가 주인공이다.

꾸까는 홈페이지(https://kukka.kr/)나 앱을 통해 본인이 좋아하는 꽃과 배송 주기를 선택하면 그에 맞춰 한 달에 1번 혹은 2번씩 주문한 꽃을 정기적으로 배송해 주는 꽃 구독경제 기업이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서비스지만, 미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정기 꽃 배달 서비스가 이미 활성화돼 있다.

박 대표는 “해외여행을 갔다가 꽃가게에서 아침에 내놓은 꽃들이 오후면 다 팔리는 것을 보고, 한국에도 일상에서 꽃을 즐기는 문화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선진국에서 보듯 꽃 문화는 언젠가는 클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는 확신이 들어 꽃을 구독경제 아이템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자본금 500만 원으로 ‘무모하게’ 시작한 사업이지만, 지난해 벤처투자자들로부터 3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정도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지금은 월 6억∼7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직원도 50여 명으로 늘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와 함께 압구정점과 롯데월드타워점, 광화문점 등 3개의 지점까지 냈다. 11월쯤에는 4호점을 낼 예정이다.

박 대표는 “하루 평균 1500다발 정도의 꽃을 배송하고 있다”며 “기업 직원들의 생일 등 기념일에 정기적으로 꽃을 배송해 주는 기업고객으로 대상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생일대장’ 서비스에는 이미 20여 개 기업이 가입해 꽃을 정기 구독하고 있다. 박 대표는 “5년 정도 사업을 하다 보니 이제 국내 화훼시장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며 “화훼업계를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업계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글 =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사진 = 곽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