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짜 표창장’ 사진 유포와 靑·與의 부당한 檢 공격

청와대와 여당이 ‘윤석열 검찰’을 맹비난하면서 동원한 근거 중의 하나가 검찰의 수사 기밀 유출 문제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논란까지 들먹이며 현 검찰의 조국 일가 수사 중단을 사실상 요구하고 있다. 여권의 이런 행태 자체가 검찰 수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지만, 조 후보자 딸 ‘동양대 가짜 총장상’ 원본 사진 논란을 보면 ‘검찰 공격용 공작’까지 의심해야 할 정도다. 검찰의 의도적 수사 기밀 유출은 그 자체로 범죄가 될 정도로 심각한 피의자 인권 유린에 해당된다. 그러나 언론의 치열한 취재 결과인 경우도 많다.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의 대부분도 기자들이 증언과 증거, 정황을 추적해 밝혀낸 것들이다. 이것을 검찰의 유출로 몬다면, 정도(正道) 언론에 대한 모욕도 된다.

박지원 의원의 표창장 원본 ‘유출’ 문제는 상징적이다. 박 의원은 현재 대안정치연대 소속이지만, 현 여권과 정치적 뿌리를 함께한다. 박 의원은 6일 청문회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에 있는 표창장 컬러 사진 화면을 보여주면서 “후보자는 공개하지 않았는데 검찰에 압수수색이 된 표창장은 저한테도 들어와 있다”고 했다. 검찰이 유출했다는 뉘앙스였다. 이를 전후해 여권의 검찰 비난 강도는 더 높아졌다. 여당 대표는 “나라를 어지럽히는 일”, 청와대 관계자는 “내란음모 수준”이라고 했다. 공소시효 때문에 검찰이 6일 조 후보자 부인을 기소하자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부인의 해명 글을 퍼 날랐고, 어느 행정관은 검찰을 늑대에 비유했다.

그런데 검찰이 압수한 표창장은 흑백 사본임이 알려지자 박 의원은 슬그머니 검찰 유출 가능성을 접었다. 컬러본은 조 후보자 가족에게만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역(逆)공작 의혹까지 풍긴다.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이미 청와대 주치의 선정과 관련된 문건을 둘러싸고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런 부당한 검찰 공격이야말로 여권이 말하는 검찰 개혁의 목적지가 검찰의 권력 충견화(忠犬化)임을 시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