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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Leadership 클래스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10일(火)
진정성으로 똘똘 뭉친 10대 소녀, 지구 기후위기 최전선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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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세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작년부터 ‘기후 위한 학교 파업’
금요일마다 등교거부 대책촉구
탄소 배출량 많은 비행기 대신
요트로 대서양 횡단 유엔 참석

주류 정치인·기득권 향한 독설
파격적 행동 뒤 진정성에 감동
채식·기차여행‘그레타 효과’도
올 노벨 평화상 후보까지 올라


열여섯 살 스웨덴 소녀가 전 세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10일 현재 글로벌 리더의 일원으로 우뚝 섰다.

그레타 툰베리가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여름. 학교에 가지 않고 이른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을 벌였다. 여름 평균 기온이 섭씨 16.6도인 스웨덴의 지난해 기온이 34도에 이르렀고, 오랜 가뭄에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고 만년설이 녹아내려 산 높이가 줄어들며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몇 개월 후, 100만 명이 넘는 전 세계 청소년들이 금요일마다 등교거부에 동참,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유럽에서는 환경 의제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고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녹색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유럽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환경 보호를 촉구하는 변화의 시작에 툰베리가 있었다. 그는 올해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과 행동을 촉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는데 툰베리가 수상한다면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가 된다. 툰베리는 어떻게 사람들을 동참하게 만든 걸까.

◇파격적인 행보 뒤에 깔린 진정성 = 툰베리는 기후 위기가 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남들과 다른 엉뚱한 방식을 선택한다. ‘학교 파업’을 선언하고(작은 사진 위)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는 게(〃 아래) 그 예다. 범상치 않은 행동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끈 후 왜 그렇게까지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를 설명한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툰베리의 진정성을 본다.

등교 거부를 선언하고 기후 위기에 대한 대책을 촉구할 때 툰베리는 약 3개월 동안 외롭게 1인 시위를 이어갔다. 평소 비행기를 타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 툰베리는 유럽 곳곳의 도시에서 학교파업이 일어나는 시위 현장을 방문할 때에도 기차를 타고 다녔다.

툰베리는 오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와 12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회의(COP25)에 방문하기 위해 요트로 대서양을 횡단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태양광 패널과 수중 터빈으로 전기를 생산해 탄소 배출 없이 운항하는 요트를 타기로 한 툰베리는 보름간의 여정에서 샤워 시설과 화장실이 없는 곳에서 지내야 했다. 그곳에서 툰베리는 통조림과 동결건조 식품만 섭취했다고 한다. 툰베리는 “16살짜리가 대서양을 건너 맞서는 것은 제정신이 아닌 일”이라며 “모든 사람이 이렇게 하기를 바라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의 이 같은 도전에 대해 “기후와 생태계 위기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말을 앞세우고 행동하지 않는 어른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뚝심을 가지고 자신의 다짐을 계속 실천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툰베리가 전하는 메시지를 주의 깊게 듣게 된다.

◇또래 청소년들에게 공감 사며 동참 운동 확산 = 툰베리의 행동에 고무된 수많은 10대 청소년이 학교 파업에 나섰다. 매주 금요일 청소년이 학교를 결석하고 기후 온난화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 운동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됐다. 지난 3월 15일에는 133개국에서 160만 명이 기후 파업에 참여했다. 가디언은 2003년 젊은이 수백만 명이 모여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지만, 이번과 같이 어린이가 주도하는 시위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모멘텀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참여를 끌어낸 이유는 많은 10대가 툰베리의 말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걸까?”라는 물음에 많은 청소년이 동의했다고 말한다. 툰베리는 미래 세대가 걱정하는 기후에 대한 위기의식을 건드렸다.

툰베리는 지난해 12월 폴란드에서 열린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4)에서 주류 정치인과 기득권층을 겨냥한 연설을 했다. 툰베리는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어른들이 환경 문제를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의 입장을 대변한다. “우리 지도자들은 어린애 같기 때문에 그들이 져야 할 책임을 우리가 지게 된 지 오래됐다” “우리는 살기 위해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무언가를 이제 해결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기성세대에게는 환경 문제를 심화했다는 부채감을 느끼도록 하는 동시에 청소년들 스스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자는 권유다. 이 영향을 받아 우간다의 기후 시위에 나온 14세 소녀는 “미래에 기후변화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사람은 우리 자신이라는 걸 안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그레타는 용기를 준 훌륭한 친구”라고 말했다.

◇솔선수범 행동으로 어른들에게도 공감대 형성 = 툰베리는 사람들에게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변하지 않는 기성세대에게는 단호한 대응을 요구하고, 또래 청소년들에게는 작은 움직임이 큰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설득한다. “시위를 하지 말고 학교에서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어른들에게 툰베리는 “우리는 이미 관련된 모든 사실과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해야 할 것은 정신을 차리고 변화하는 것뿐”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특히 스웨덴처럼 부유한 나라는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데 사람들은 상상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툰베리는 기성세대에게 “우리는 모두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며 “심지어 대부분의 기후 과학자나 녹색 정치인도 여전히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누비며 고기와 유제품을 먹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몇몇은 스웨덴이 작은 나라여서 삶을 바꾸지 못한다고 한다”며 “하지만 아이들 몇 명이 단지 학교를 안 나가는 것으로 뉴스 헤드라인을 차지할 수 있다면, 우리가 다 같이 참여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라”고 반문했다. 이어 “행동하기 시작하면 희망은 어디에나 있다. 그러니 희망을 찾아 나서기보다 행동을 모색하자”며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전 지구적 이슈에 쉽게 다가가기 = 툰베리는 환경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하며 이른바 ‘그레타 효과’를 퍼트렸다. 툰베리가 가장 먼저 설득하기 시작한 이들은 함께 사는 가족이다. 아버지 스반테와 어머니 말레나 에른만은 딸의 제안으로 채식을 시작했다. 이들은 집에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고, 항공 여행을 중단했다. 특히 스웨덴의 정상급 오페라 가수인 에른만에게 더 이상 해외로 날아가 공연을 하지 않는 것은 큰 전환점이 됐다. 툰베리의 환경 운동이 알려지면서 이 같은 생활방식은 스웨덴 전역에 퍼졌다. 가장 큰 예시가 비행기 대신 기차를 타는 움직임이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비행기를 타지 말고 기차를 타자는 운동이 계속 확산되며 ‘비행기 여행의 부끄러움’이라는 뜻의 ‘플뤼그스캄’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동시에 ‘기차의 자부심’이라는 뜻의 ‘탁쉬크리트’가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로 유행했다.

‘그레타 효과’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스웨덴에서는 올해 여름 기차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33% 증가했다. 스웨덴의 기차 운행 사업을 담당하는 SJ 측은 지난해 기차 여행객 수가 2017년 이전에 비해 150만 명 정도 늘어났다고 집계했다. SJ의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인 10명 중 6명(57%)은 스웨덴 내에서 여행할 때 환경에 대해 생각한다고 답했고 37%는 가능한 한 항공기 대신 기차를 선택한다고 밝혔다. 잠재적인 소비자 반발에 직면한 항공업계는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스칸디나비아 항공(SAS) 측은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감은 스웨덴의 항공 승객 감소에 확실히 한몫하고 있다”며 “항공사가 가능한 한 빨리 재생 가능한 연료 사용을 확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를 주도한 그레타 툰베리는 온라인 네트워크로 형성한 글로벌 인맥의 소유자다. 툰베리는 자폐스펙트럼장애에 속하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해 왔지만, 누구보다도 다양한 이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평소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혀온 툰베리는 국경, 나이를 초월한 다양한 이들과 인간관계를 맺어왔다.

기후 시위에 함께하는 또래 청소년들은 물론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미국 청소년들과도 연대하고 있다. 툰베리의 환경 운동에 공감하는 어른들은 툰베리가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도움을 주며 지지를 표하고 있다. 이들 덕분에 툰베리는 요트로 대서양을 횡단하고, 언론에 자기 생각을 알리는 등 더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 기후 문제를 알릴 수 있었다.

나이 : 16세
국적 : 스웨덴
이력 : 2019년 노벨 평화상 후보, 국제앰네스티 양심대사상·노르망디 자유상 수상, 미 시사주간지 타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선정, 2018년 세계자연보호재단 올해의 청소년 영웅상 수상


■ 툰베리를 돕는 사람들 Best 5 (가나다순)

▲  메건 마클 영국 왕자비, 오카시오코르테스 美 하원의원(민주·뉴욕), 엠마 곤살레스 美 10대 총기규제 운동가, 프란치스코 교황, 피에르 카시라기 모나코 왕자 (왼쪽부터)


메건 마클 영국 왕자비
평소 환경 보호에 관심을 보인 마클 왕자비는 툰베리의 지지자라고 밝혀왔다. 마클 왕자비는 패션잡지 ‘보그’ 영국판 9월 객원 편집자로 참여하며 표지를 장식할 ‘변화의 선구자’ 여성 15명 중 한 명으로 툰베리를 꼽았다. 해리 왕자와 함께 소셜미디어 팔로어들에게 툰베리를 지지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美 하원의원(민주·뉴욕)
미국 역사상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2030년까지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자는 ‘그린 뉴 딜’ 법안을 발의했다. 영국 가디언 인터뷰를 계기로 두 사람은 화상으로 환경 이슈에 대해 대화했다. 툰베리가 요트를 타고 뉴욕에 오자 그는 “ 자랑스럽다”며 환영했다.

엠마 곤살레스 美 10대 총기규제 운동가
툰베리는 미국 청소년들의 총기 반대 운동인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곤살레스는 플로리다주의 한 고교에서 총기 참사를 겪은 후 이 모임을 주도했다. 곤살레스는 “툰베리는 우리 안에서 자신의 힘을 봤고, 우리는 다시 툰베리 안에서 우리의 힘을 봤다”며 연대 의지를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2015년 6월에 생태 회칙을 반포하고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교황은 올해 4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 때 툰베리를 만났다. 툰베리가 “기후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 옹호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하자 교황은 “계속하라.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답하며 응원했다.

피에르 카시라기 모나코 왕자
최근 환경 보호 캠페인에 참가해온 카시라기 왕자는 탄소 배출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친환경 요트 말리지아 2호의 공동선장이다. 그는 보리스 헤르만 선장과 함께 툰베리에게 말리지아 2호로 대서양을 횡단하자고 제안했다. 툰베리는 15일에 걸친 여정 동안 카시라기 왕자와 함께 보낸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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