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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CT & Science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10일(火)
“공작기계의 ‘두뇌’ 日의존율 과도한데 다변화 의지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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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희 지멘스 사업 본부장

“獨제품 값 日과 비슷하지만
韓기술진 바꾸려는 노력안해”


“수치제어반(CNC)은 공작기계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컴퓨터로 치면 중앙처리장치(CPU)인 거죠. 그런데 한국은 그렇게 중요한 핵심 제품을 지난 40년간 90% 넘게 일본 제품에 의존해 온 겁니다. 앞으로도 일본 의존이 지속되면 한국 제조업 타격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최근 공작기계의 수치제어반에 대한 일본의 추가 무역 제재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10일 관련 업계에서는 지나친 일본 의존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를 계기로 거래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 화낙과 함께 국내에 수치제어반을 공급하고 있는 독일 지멘스 역시 한국의 이러한 관행적이고 뿌리 깊은 일본 의존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백광희(사진) 지멘스 한국 본사 디지털 인더스트리 모션컨트롤 사업부 본부장은 지난 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앞서 제재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3가지의 경우 비용과 품질 등을 이유로 일본산 이외의 대체가 어려웠다고 해도, 수치제어반은 지멘스가 가격을 화낙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췄음에도 대체 및 다변화 의지가 전혀 없어 시장을 넓히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 본부장은 “화낙의 전 세계 점유율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한국처럼 90%가 넘는 ‘독점’ 수준의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현대위아와 두산공작기계 등이 생산하는 공작기계 역시 90% 이상이 화낙의 수치제어반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화낙 제품이 한국 시장을 독식하는 이유로 공작기계를 다루는 기사 자격시험과 교육 환경을 꼽았다. 그는 “공작기계 기사 시험도 오래전부터 화낙 제품을 탑재한 기계로 치러지고, 공고 및 공학대학에서도 모든 공작기계가 화낙의 수치제어반을 탑재해 한국 기술진 대부분은 화낙 제품만 다룰 줄 안다”며 “바꾸려는 노력 없이 40년을 한 거래처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일본이 향후 공작기계 분야에 무역 제재를 가하게 될 경우, 교체 연수가 긴 공작기계의 특성을 고려해 당장 큰 타격은 없겠지만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백 본부장은 “이미 국내 업체들이 상당 부분 물량을 확보해 놓은 데다 한 대를 사면 20년을 사용하기 때문에 당장은 큰 영향이 없다”며 “다만, 6~7개월 이후로는 어느 정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고, 일본 제품에 계속 의존할 경우 한국 제조업에도 큰 타격이 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공작기계의 경우 추후 자동화 공정에서 디지털화될 수 있는 대표적인 공정의 한 부분으로 꼽히는 만큼, 일본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으로 리스크(위험)를 줄여나가야 한다”며 “지멘스 역시 한국 기업과 함께 수치제어반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대학 등 교육기관에도 수치제어반을 공급하는 등 국내 시장 다변화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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