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장비 자립화에 이달부터 2179억 푼다

日 규제 대응 기술개발 본격화
품목당 최소 10억 이상 편성
“집행현황 엄격하게 관리해야”

소재·부품·장비 자립화·국산화를 위한 올해 추가경정예산 2179억 원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집행된다. 지난 7월 일본 수출규제 이후 대폭 늘어난 소재·부품·장비 분야 첫 예산이 풀리는 셈으로 ‘눈먼 돈’이 되지 않도록 지원 대상을 선별하고, 투입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집행 현황을 엄격히 관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소재·부품·장비 추경예산 기술개발 사업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지난 8월 2일 국회에서 통과된 추경예산 가운데 소재·부품·장비 관련 예산 2179억 원의 쓰임새가 집중 논의됐다.

우선, 기술개발(재료비·시험비·장비비·인건비 등)에 904억 원이 들어간다. 공급 안정화 수요와 산업 연관 효과가 큰 핵심전략품목 25개 개발에는 650억 원이 투입된다. 해당 예산의 일부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집행돼 기술개발이 시작됐다. 산업부는 핵심품목의 경우 시급성을 고려, 공모 없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민간평가위원회 등이 적정성을 검토해 과제 내용 및 대상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공급·수요기업에 투입되며 품목당 적게는 10억∼20억 원에서 많게는 50억 원 이상 편성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산 대체 가능 품목으로 구성된 현장 수요 34개 품목 개발에 217억 원, 원천기술 역량을 높여야 할 기초원천 6개 소재 개발에 37억 원이 투입된다.

실증평가 지원에는 1275억 원이 배정됐다. 화학, 금속 등 5개 분야 핵심품목의 공공연구소 내 테스트베드(시험공간) 설치·보강에 180억 원이 사용된다. 나노종합기술원의 웨이퍼(실리콘 기판) 성능평가 장비 보강에 115억 원, 시스템반도체 팹리스(반도체설계전문업체) 기업 지원용 노후 시제품 장비 교체에 90억 원이 쓰인다. 전문가들은 매년 2조 원 이상의 예산이 허투루 쓰이지 않고 적재적소에 편성·집행되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기업과 연구기관이 양산되지 않도록 사후평가를 강화하면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품목을 생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