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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회] 달라진 추석 풍경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11일(水)
사위·며느리도 없고, 손주·조카도 없는…‘가족 실종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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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산골마을의 할머니가 추석 명절 때 고향을 찾아올 자식들에게 줄 먹기 좋게 익은 고구마를 바구니에 담아 든 채 문밖을 내다보고 있다. 김선규 기자

- 만혼·비혼족 급증

작년 1000명당 혼인건수 5건
통계 시작 48년만에 가장적어
요즘은 ‘결혼 필수’ 생각안해
새식구 줄어 명절분위기 사라져


국내 한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최모(39) 씨는 자신을 포함해 형제가 둘이지만, 세 살 터울인 형은 한 차례 결혼했다 이혼했고 최 씨 자신은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최 씨는 대학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며 몇 차례 이성교제도 했으나 결혼에 이르지는 않았다. 따라서 최 씨 가족은 명절 때 차례상 메뉴가 올려진 밥상을 받는 것 외에 일반적인 연휴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명절 당일 아침에 식구들이 차례상을 물리고 나면 최 씨 형제는 남은 연휴를 온전히 자신의 시간으로 보낸다. 최 씨의 부모님들도 명절을 맞아 식구들끼리 시간을 갖자는 식의 제안을 별달리 하지 않는다고 한다. 최 씨는 “한때 형수님이 있을 때는 뭔가 명절에 가족이 모였으니 같이 외출이라도 하자는 식의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딱히 명절 분위기라는 것이 없다”며 “집안에 며느리 같은 새 식구가 없다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부모님은 그래도 뭔가 아쉬움을 느끼는 것 같기는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씨는 “요즘은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아예 안 한다는 생각을 가진 미혼 남녀가 많아 사위나 며느리가 없는 명절 풍경도 그렇게 이상한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결혼한 부부들처럼 명절 때 양가를 챙기는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없다”고 말했다.

최 씨처럼 결혼하지 않는 ‘비혼족’이 늘어남에 따라 이번 추석 명절은 ‘며느리, 사위 없는 명절’을 지내는 가정이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혼인율은 매년 역대 최저치를 경신 중이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는 5건으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해 전체 혼인 건수는 25만7622건으로 전년보다 6833건(2.6%) 줄었다. 이는 1974년 혼인 건수(25만9600건) 이후 4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혼인 건수가 줄어든 것은 우선 주된 결혼 연령대인 30∼34세 인구가 전년보다 4.8%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결혼 이후 내 집 마련에 드는 비용, 육아 문제 등을 감당하기 힘든 현실도 혼인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남성은 30∼34세 혼인 건수가 전년보다 5300건(5.4%), 여성은 25∼29세가 3300건(3.5%) 줄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이 33.2세, 여성이 30.4세로 남녀 모두 전년보다 각각 0.2세 상승했다. 통계청은 “20∼30대 실업률이 증가하고, 주거에 대한 부담이 많이 늘면서 독립적 생계가 어려워진 상황 때문에 혼인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전통적인 명절, 가정 개념의 해체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20세기의 ‘표준가족’은 흔히 부모와 미혼자녀, 또 추석 때 만나는 여러 핵가족의 집합체로서 확대가족 등을 일컬었다”며 “비혼·만혼이 이 시대의 추세가 됨에 따라 20세기에 표준가족으로 생각해왔던 가족의 개념 역시 변화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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