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20.1.22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골프
[스포츠] 이인세의 골프역사… 그 위대한 순간들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11일(水)
아들 모리스 버디로 극적 승리후 받아든 ‘아내 위독 전보’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아버지 올드 톰 모리스(왼쪽)와 아들 영 톰 모리스.
모리스 부자 - 파크 형제 대결 ②

집 달려가니 아내 산고끝 사망
남편은 칩거 100여일후 숨져
아버지 모리스 평생 골프 끊어


올드 톰-영 톰 모리스 부자와 윌리-멍고 파크 형제 대결은 원수와도 같은 집안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셈이었다. 두 영웅 가문의 36홀 ‘세기의 대결’을 보기 위해 1만여 갤러리가 몰려들었다.

‘소문난 잔치’답게 양 팀은 경기 시작 초반부터 팽팽하게 맞섰다. 한 홀씩 주고받으며 12홀까지 한 라운드가 끝났지만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무승부가 이어졌다. 영 모리스의 스윙이 단연 돋보였지만, 엎치락뒤치락하는 시소게임은 34번째 홀까지 계속됐다. 단 두 홀만 남겨놓은 상황이었다.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 골프장에 누군가가 끼어들어 적막을 깨뜨렸다. 전보를 들고 온 우체부였다.

35번째 홀 그린에 서 있는 아버지 올드 모리스의 손에 한 장의 종이를 건네주고 우체부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웅성거리는 관중에게 둘러싸인 채 아버지는 전보를 읽었다.

“며느리가 난산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라는 짤막한 내용이었다.

아들 영 모리스는 이때 퍼팅을 준비 중이었다. 아버지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종이를 주머니에 슬그머니 구겨 넣었다. 그린에서 버디를 눈앞에 두고 있던 아들은 전보 따위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만약 버디를 성공시키면 팽팽하던 균형이 한순간 끝나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아들은 끝내 버디를 잡았다. 모리스 부자가 한 홀을 남겨두고 한 홀을 앞서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36번째 홀은 나란히 파가 되면서 모리스 부자가 파크 형제를 1타 차로 꺾었다. 관중은 환호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였다. 아버지가 주머니에서 내놓은 구겨진 전보를 본 아들의 얼굴은 상기됐고 손은 떨리기 시작했다. 부자는 골프장을 가로질러 코스 반대쪽인 바닷가로 뛰었다. 저녁 시간에 기차는 이미 끊어졌다.

부자는 간신히 배를 타고 세인트앤드루스 부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집으로 뛰어간 아들은 그만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아내는 산고를 이기지 못해 태아와 함께 사망한 직후였다. 아내를 잃은 슬픔에 아들은 그날부터 넋을 놓고 먹지도 않은 채 지냈다. 그렇게 100여 일이 흐른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였다. 앙상한 뼈만 남은 채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한 영 모리스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이튿날 크리스마스 아침에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24세의 짧은 생을 뒤로하고 영원히 잠들었다.

공식적인 사인은 심장마비였지만 아내의 사망이 상처가 됐고, 슬픔을 이겨내지 못했던 게 생을 마감한 원인이었다. 아버지 모리스도 아들을 먼저 보낸 이후 전보를 주머니에 숨긴 죄책감으로 평생 골프채를 손에 잡지 않았다.

불세출의 골퍼를 잃은 스코틀랜드인들은 슬픔에 잠겼다. 신이 내린 골퍼였던 영 모리스는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144년이 흐른 지금도 영국인들은 가슴속 제일 깊은 곳에 그를 묻어두고 있다.

골프역사 칼럼니스트
[ 많이 본 기사 ]
▶ 모텔 함께 간 남성 돈 훔치다 걸리자 “성폭행당했다”
▶ 이국종 “복지부·병원 다 거짓말… 이번 생은 망했다”
▶ 전태수 떠난지 2년, 하지원 “사랑하는 나의 별”
▶ 20대 엄마, 친구와 술마시는 사이 22개월 아들 ‘질식사’
▶ 이국종 “벼룩의 간을 내먹지 간호사 인건비를 빼먹나”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무단하차 거부당하자 버스 기사에..
남의 클라우드 계정서 성관계 영상 빼..
檢, 백원우 ‘유재수 감찰무마’ 공범 기..
대법 “금난새 가족관계부 姓씨, 김→..
법원 “김경수, 킹크랩 시연 봤다”
topnew_title
topnews_photo 대전지법 형사2단독 차승환 판사는 돈을 훔치다 적발되자 거짓으로 성폭행 피해 신고한 혐의(무고 등)로 기소된 5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mark20대 엄마, 친구와 술마시는 사이 22개월 아들 ‘질식사’
mark이국종 “벼룩의 간을 내먹지 간호사 인건비를 빼먹나”
가세연, 김건모 아내 ‘장지연 사생활’까지 추측성 주..
엽기적인 구치소…10대 수감자에 ‘고환 딱밤’ 변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의성 비안·군위 소보로
line
special news 전태수 떠난지 2년, 하지원 “사랑하는 나의 별”
탤런트 전태수가 세상을 떠난지 2년이 됐다.전태수는 2018년 1월21일 34세 나이에 사망했다. 평소 우울증..

line
이국종 “복지부·병원 다 거짓말… 이번 생은 망했다..
‘직접수사 부서 13곳 폐지’ 검찰 직제개편 확정
20대 男, 남의 클라우드 계정서 빼낸 성관계 영상 ..
photo_news
‘코미디언 넘버원’ 남보원 폐렴으로 별세…향년..
photo_news
‘엄마부대’ 주옥순, 포항북 총선 출마 선언
line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illust
Q : 드론은 어떻게 전쟁의 전통을 교란하는가?
[Leadership 클래스]
illust
스타보다 팀 우선…‘플랜 Z’까지 내다보는 ‘萬手 형님’
topnew_title
number 무단하차 거부당하자 버스 기사에 대걸레 휘..
남의 클라우드 계정서 성관계 영상 빼내 유..
檢, 백원우 ‘유재수 감찰무마’ 공범 기소 검토
대법 “금난새 가족관계부 姓씨, 김→금 정정..
hot_photo
아역배우 구사랑, 반려묘 학대 논..
hot_photo
최현석 “휴대전화 해킹 사실, 사..
hot_photo
하니, 남동생 안태환 공개 “내가..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