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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11일(水)
일본 核무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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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북한 김정일·김정은 부자가 꿈꿔온 ‘핵(核) 보유 강성대국’이 일본에서 실현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6일 북한 비핵화가 실패하면 “아시아에서 북한이 마지막 핵보유국이 아닐 것이란 헨리 키신저 박사의 말이 맞을까 우려된다”고 발언했으며, 같은 날 미 의회조사국(CRS)도 북한의 핵 개발로 미국의 핵 억지력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질 경우 한국과 일본이 자체 핵무장의 필요를 느낄 수 있다고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한국도 함께 거론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독자적 핵무장을 추구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론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부 핵 전문가가 일본을 ‘사실상의(de facto) 핵보유국’으로 분류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의 핵 능력은 뛰어나다. 짧게는 3일 안에 핵탄두를 제작할 수 있다고 하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원자폭탄 약 6000개를 제작할 수 있는 플루토늄 46t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미·일 원자력협정에 따라 우라늄 연료의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미국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운반체 제작도 우주선 발사 능력을 볼 때 기술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것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대와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피폭에 따른 국민적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1967년 12월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당시 총리는 “핵무기는 보유하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의 ‘비핵 3원칙’을 발표했으며, 이 덕분에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가 1950년대 말 “방위 목적상 핵무장의 필요가 생기면 일본은 핵무장 한다”고 미국 측에 밝혀, 미·일 안보조약 체결을 서두르게 한 적이 있다.

1960년대 딘 러스크 당시 국무장관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인도를 핵 무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주장은 1970년 대(對)소련 미·중 협력을 강화하면서 쑥 들어갔었다. 그런데 최근 미·중 갈등이 심해지면서 ‘일본 핵무장 허용론’이 다시 힘을 얻기 시작하고 있다. 일본이 당장 핵보유국을 선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의 ‘핵 공유’를 추구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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