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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16일(月)
“연예인처럼 앙상하게”… 1020의 ‘위험한 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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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식증 부추기는 ‘프로아나’ 확산, 왜?

연예인‘극단적 마른 몸’영향
프로+아노렉시아…拒食 시도
SNS에 뼈만 남은 사진 과시
‘개말라 인간’ 신조어도 등장

한쪽선 여자 아이돌 먹방 유행
팬이 먼저 ‘살 찌워라’ 권유도

전문가들 “연예인도 팬들도
있는 그대로의 몸 긍정해야”


포털사이트에서 ‘연예인 몸매’를 검색하면 빼어난 외모를 자랑하는 연예인들의 사진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관리법이 난무한다. 연예인 몸매는 통상 군살 없이 매끈하거나 적당히 근육이 붙은 호리호리한 체형을 가리킨다. 물론 실제 그들의 외관은 TV를 통해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마르거나 저체중인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연예인의 외형을 좇는 적잖은 10∼20대가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도하거나 아예 곡기를 끊으며, 소위 ‘프로아나’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프로아나는 음식을 멀리하는 거식증을 의미하는 아노렉시아(anorexia)에 전문성을 뜻하는 프로(pro)를 붙인 신조어다.

◇무엇이 그들을 마르게 하나?

걸그룹 소녀시대가 한창 인기를 끌던 2010년 무렵 ‘소녀시대 식단’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그들의 하루 식단 총열량이 800㎉ 정도라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들이 섭취하는 음식은 물, 단호박, 방울토마토를 포함한 샐러드 정도라고 소개됐다. 성인 여성의 일일 칼로리 권장량이 2000㎉라는 것을 고려할 때,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당시 소녀시대의 소속사와 멤버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데뷔 혹은 컴백을 앞둔 걸그룹 멤버들은 “대부분 사실이며, 다이어트가 가장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걸그룹으로 활동했던 A는 “컴백할 때는 몸에 옷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미 준비된 의상에 몸을 맞추는 수준”이라며 “팬들이 고화질 카메라로 일거수일투족을 담는데, 춤을 추다가 조금이라도 뱃살이 접힌 모습이 포착되면 조롱의 대상이 되곤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는 아이돌뿐만 아니라 연예계 전반에도 해당된다. 새로운 영화나 드라마를 공개하며 열리는 제작발표회 등에서 과거에 비해 살이 오른 모습이 포착되면 곧바로 ‘후덕해진’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심지어 성형 의혹까지 불거진다. 특히 노출이 있는 드레스를 입고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아야 하는 시기가 되면 최소 한 달 전부터 식단관리를 시작한다.

연예인을 비롯해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군살 없는 외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며 이를 바라보는 대중 역시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마른 몸을 지향하는 프로아나족(族)이 대표적이다. SNS에서 ‘프로아나’를 검색하면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한 몸을 찍은 사진을 올리고 이를 찬양하는 이들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들 사이에서는 ‘아주 마른 사람’이라는 뜻으로, 강조하는 접두사 ‘개’를 붙인 ‘개말라’ 인간이 동경의 대상이다. 미의 기준을 무조건 마른 것에 맞추는 잘못된 인식이 가져온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먹방, 인식을 바꾸다

한 지상파 예능국 PD는 “주요 예능의 키워드인 먹방(먹는 방송)을 선호하는 걸그룹 멤버가 꽤 많다”고 귀띔했다. 평소 식단을 통제받던 멤버들도 방송 촬영을 위해서는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 PD는 “마른 몸매를 가진 걸그룹 멤버들이 너무 많이 먹는 모습을 보며 작위적이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는데, 평소 제한적인 식사량에 고통받던 걸그룹 멤버들은 촬영을 이유 삼아 마음껏 먹는 것”이라며 “이를 바라보는 매니저들이 말리지도 못하고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덧붙였다.

먹방은 분명 잘 먹는 것과 건강함이 주는 긍정적 신호를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스타들의 날씬한 몸매를 선호하던 팬들이 먼저 스타의 건강을 염려하며 “살 좀 찌라”고 권한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30㎏대 몸무게로 팬들의 우려를 샀던 걸그룹 원더걸스 출신 가수 선미는 최근 신곡 ‘날라리’를 발표하며 8㎏을 증량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꿀벅지’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건강미를 과시하던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유이를 비롯해 AOA의 지민, f(x)의 루나 등이 지나치게 마른 모습을 공개하자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건강부터 챙기라”고 격려하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콘텐츠가 많고, 미의 기준을 연예인으로 잡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연예인들의 대중적 영향력이 큰 만큼 연예인들이 꾸미지 않은 모습 그대로를 자신감 있게 드러내고, 대중 역시 연예인을 좇기보다는 자신의 몸 그 자체를 긍정적으로 인정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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