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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17일(火)
코클로디니움 점액질 어류 질식시켜… 1㎖당 1000개체 넘으면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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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경남 남해군 미조면 해역의 가두리 양식장에서 적조로 폐사한 참돔을 어민들이 걷어내고 있다. 남해군청 제공

- 남해안 적조 확산

안전성 확인된 방제법은 ‘황토 살포’… 적조발생지 어류 먹어도 ‘무해’

여수서 발생 태풍타고 번져
올핸 8월말에 발생 이례적

우럭·고등어·돔류 등 취약
1995년 피해액 764억 최대
올 188만마리 폐사 29억 피해

오폐수·축산분뇨 등이 원인
이암·도석, 방제효과 있지만
황토에 비해 비싸 활용 어려워


최근 2년간 피해를 거의 주지 않았던 유해성 적조가 올해 남해안에 확산하면서 양식 어가의 피해가 늘고 있다. 적조는 삼국사기와 조선 시대 기록에도 나올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당시만 해도 붉은 바다 정도로 인식됐지만, 양식업이 발달한 지금은 양식 어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고밀도 유해성 적조 코클로디니움(Cochlodinium)이 양식장을 덮치면 아가미 등에 붙어 어패류를 질식사시키기 때문이다. 올해 적조는 특히 바다 수온이 상승할 때 발생해 고온(30도)에서 소멸했던 지난해와 달리 수온이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사이클에 발생했고, 현재 수온이 적조 성장에 알맞은 23∼24도여서 어민들과 방제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  경남도가 지난 9일 남해 해역에서 황토를 적재한 선박을 이용해 적조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경남도청 제공

① 적조 확산 현 상황과 올해 피해액

올해 적조는 8월 23일 전남 여수 해역에서 발생해 경남 해역으로 동진하면서 밀도가 증가하고 있다. 적조는 남해에서 대부분 수온이 높아지는 7∼8월에 발생하지만, 올해는 8월 후반에 시작된 점이 특이하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지난 4일부터 북상하면서 남풍 계열의 강한 바람으로 외해에 있던 적조를 연안으로 밀어 올렸다. 적조가 집적되면서 8일부터 통영시·남해군 해역에 적조경보가 발령됐다. 이 해역에서 급격히 유해성 적조 밀도가 높아지면서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피해는 양식장이 밀집한 경남 해역에 집중되고 있다. 16일 현재까지 통영시·남해군 7개 어가에서 참돔, 조피볼락(우럭) 등 물고기 188만 마리가 폐사, 피해액은 29억6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② 유해성 적조란

적조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대량 번성해서 발생한다. 전 세계적으로 적조를 일으키는 생물은 200여 종이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70여 종의 적조생물이 있으나 대부분 무해하다. 적조는 무해성인 규조류, 남조류와 유해성인 와편모조류로 구분된다. 이 둘은 경쟁 관계로, 규조류가 번성하면 와편모조류는 상대적으로 약해진다. 유해성 적조는 여러 종이 있지만, 1995년 이후 국내 연안에 피해를 주는 유해성 적조는 와편모조류 중 코클로디니움이 거의 유일하다. 적조 관련 특보 발령 기준은 코클로디니움의 개체 수에 따라 결정된다. 적조 관심주의보는 1㎖ 당 10개체, 적조주의보는 100개체, 적조경보는 1000개체를 기준으로 한다. 코클로디니움은 어패류를 집단 폐사시키는 유해성 적조지만, 그 자체가 독성을 지니지는 않는다.


③ 왜 발생하나

적조는 해류와 조류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일조량, 수온, 염분, 영양염류 등 대량 번식에 알맞은 조건이 갖춰진 내만 연안에서 주로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 8∼10월에 대규모 유해성 적조가 발생하는 것도 이 시기에 적조생물의 성장에 알맞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삼국사기와 조선왕조실록에도 적조에 관한 기록이 있다. 유해성 적조는 일반적으로 남해안에서 시작돼 바람, 해류를 따라 동해안까지 넓게 퍼지기도 한다. 특히 바다에 영양염류와 유기물이 많으면 이를 먹이로 삼는 적조가 번성한다. 바다에 유입되는 영양염류의 80%는 생활하수, 공장의 오·폐수, 축산 분뇨 등이 원인이어서 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 적조 예방을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④ 어떻게 피해 입히나

코클로디니움은 규조류 등 다른 적조생물에 비해 많은 양의 체외 분비 점액질로 구성돼 있다. 코클로디니움은 번성하면 어류의 아가미에 붙어 호흡을 방해한다.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어류 아가미 세포의 가스 교환 능력을 떨어뜨려, 체내 산소전달을 방해함으로써 질식사시키는 것이다. 아가미에 점액질이 일부 붙기 시작하면 어류는 호흡곤란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때 먹이를 주면 활동성이 더 강해져 호흡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폐사율이 더 높아진다. 따라서 적조 발생이 우려되면 먹이 공급량을 줄이고 어류를 분산 수용해 적정 사육 밀도를 유지해야 한다. 적조가 발생하면 먹이 공급 중단, 산소 공급 장치 가동, 가두리 이동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적조로 어류가 대량 폐사하면 이 어류가 부패해 바닷속 용존 산소를 고갈시켜 어류는 물론 바다의 다른 생물들에게 2차 피해를 줄 수도 있다.


⑤ 적조에 취약한 어종은

활동성이 많은 어류는 산소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가미에 적조생물이 달라붙기 시작하면 피해가 더욱 커진다. 해당 어종은 조피볼락과 참돔, 돌돔, 감성돔 등 돔류, 고등어 등이다. 바다 아래서 생활하는 저서성 어종인 넙치, 강도다리 등은 활동성이 적어 적조에 강하다. 이런 어종들은 가두리 양식이 아니라 육상 양식장에서 많이 양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어종들도 적조가 강세를 보여 호흡을 방해하기 시작하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피해를 보게 된다. 지난 9일 경남 통영시 학림도 인근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폐사한 줄 알았던 참돔 2만5000여 마리가 하루 만에 산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참돔이 수심 5m 이내에 분포한 적조 띠 밑으로 피신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⑥ 역대 피해 규모

국내에서 적조 피해가 가장 컸던 해는 1995년으로, 피해액이 무려 764억 원에 달했다. 그해 경남에서 1억2000만 마리, 전남에서 7300만 마리의 어패류가 집단 폐사했다. 예년보다 늦은 8월 29일에 발생한 적조가 10월 21일까지 54일간 이어졌다. 역대 두 번째 피해는 2013년 247억 원이다. 다음으로 2003년 215억 원, 2007년 115억 원, 2001년 84억 원, 2014년 74억 원 등 순이다. 2017년에는 적조가 발생하지 않아 피해도 전무했다. 지난해에는 7월 24일 적조주의보가 발령돼 8월 20일에 해제됐으나 피해액이 2억7000만 원에 그쳤다. 그 이유는 바다 수온이 적조생물의 번식 적정 온도인 23∼26도에서 확산했다가 8월 초 30도 안팎으로 정점을 찍을 때 대부분 소멸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적조생물은 높은 수온에서는 생존하지 못한다.


⑦ 적조 퇴치법

적조생물은 세포벽이 얇아 다른 이물질과 접촉하면 쉽게 파괴돼 죽는다. 적조를 방제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약품 살포에 의한 화학적 방법, 응집시키거나 초음파 등을 이용한 물리적 방법, 천적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법 등이 있다. 그러나 해양생태계에 대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물질을 대량 살포하는 것은 위험하다. 또 적조는 아주 넓은 수역에서 발생해 대량의 방제물질이 필요한 만큼 최소한의 비용으로 방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현재는 친환경 물질인 황토를 살포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다. 황토는 적조생물에 응집해 세포막을 파괴한 후 바닥에 침전시켜 소멸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⑧ 황토 논란 속 계속 사용 이유

황토 사용 논란은 최대 적조 피해가 발생한 2013년 7월 박준영 당시 전남지사가 “황토가 적조 방제에 효과적이지 않다”며 살포 금지 방침을 내면서 촉발됐다. 전남도는 황토 살포 금지 이유로 △방제 효과 저조 △2차 환경오염 우려 △황토자원 보호 △선진국에서 황토 미사용 등을 꼽았다. 반면, 해양수산부는 “황토 살포가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라며 전남도의 방침에 반대해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국립수산과학원이 “1999년부터 황토에 대해 연구한 결과, 유해 적조 제거에 효과가 탁월하고 생태계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혀 논란이 종식됐다. 전남도도 현재 적조 발생지역에 황토를 살포하고 있다. 경남도, 전남도, 경북도는 올해 적조 방제를 위해 17만 t의 황토를 확보해둔 상태다.


⑨ 근절방법은 없나

자연현상이어서 현재로는 뾰족한 근절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근절보다는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전에는 양식장에 피해를 주는 코클로디니움이 영양염류를 먹고 성장한다는 주장이 있어 적극적으로 육지에서 유입되는 하수 등 영양염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았다. 그러나 연구 결과, 코클로디니움은 영양염류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도 잡아먹으며 성장하는 것으로 확인돼, 육지 영양염류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퇴치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방제 당국은 적조 띠가 해상 가두리 양식장으로 밀려들 경우 2016년까지 국가승인을 받은 황토 분말, 이암(泥岩·머드스톤), 도석(陶石) 등 다섯 가지 방제물질을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황토(1t당 2만 원)와 달리 다른 4종은 1t당 가격이 100만 원에 달하는 것도 있어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⑩ 적조 해역 어류 식용 가능

코클로디니움은 독성이 없어 인체에 직접 피해를 주지 않는다. 따라서 유해성 적조가 발생한 해역에서 생산된 어류를 먹어도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적조로 폐사한 어류도 독성이 아니라 호흡 곤란으로 사망한 것이기 때문에 즉시 섭취한다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폐사 후 유통 과정에서 급격히 신선도가 떨어지고 부패하기 때문에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산 전문가들은 ‘폐사 후 4∼6시간 이내’면 식용 또는 사료로 이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적조 발생 해역에서 수영하는 것도 대다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예민한 사람에게는 피부 자극이나 눈 충혈이 나타날 수 있다.

정우천·김기현·박영수 기자 sunshine@munhwa.com
e-mail 정우천 기자 / 전국부 / 부장 정우천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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