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우프’ 체험 덕에 첫 아이 생겨

▲유영글(36)·정우정(여·32)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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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2014년 결혼 후 약 10개월 동안 유럽 유기 농가에 다녀왔습니다. 여행이 아니라 ‘우프(WWOOF·World Wide Opportunitieson Organic Farms)’였습니다. 우프는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유기 농가 네트워크입니다. 해당 국가 우프 회원 농가에 가서 ‘일손’과 ‘숙식’을 교환하는 형태입니다.

저(우정)는 환경단체 활동가로 일했었고, 남편은 2∼3년간 로컬푸드 사업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저희는 ‘돈’을 내면 사는 먹거리가 아니라 ‘몸’을 써서 만드는 먹거리에 관심이 컸습니다. 자급자족까지는 아니지만, 몸을 써서 물질에 기대지 않고 최대한 자급하는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저희는 이런 대안적인 삶에 대한 궁금증을 우프를 통해 풀어보고자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의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우프를 체험하면서 정말 많은 일을 했습니다. 잡초 뽑기부터, 과수 수확, 동물 돌보기까지요.

시기가 맞지 않아서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보지 못한 건 아쉬운데요. 우프 체험 중에 첫 아이를 임신하는 바람에 더 오래 있기 어려웠습니다. 남편은 우프 체험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출산과 육아에 대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어요.

하지만 유럽에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우프 체험이 아니었다면 첫 아이는 없었을 수도 있겠네요. 24시간 붙어 있었던 탓에 신혼 초에 마치 30∼40년 함께 산 부부와 비슷한 시간을 함께 보내며 더 잘 알게 됐다는 점도 우프 체험이 저희에게 준 선물입니다. 지금은 네 살, 두 살, 두 아이와 함께 경기 고양시 일산구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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