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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17일(火)
풀 한 포기에 담긴 혼… 그 내면이 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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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훈칠, 제주방풍림, 45×38㎝, 수채화, 2000
은둔의 구도자 권훈칠이 타계한 지 벌써 15년이 됐다. 1970, 1980년대 모두가 선망하는 스펙을 두루 갖추고도, 화단과 왕래를 끊고 지낸 20여 년. 지난 2004년 요절의 부음이 있고 나서야 엄청난 양의 작품들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타계와 함께 잊혀 가는 예술가가 부지기수거늘, 세상을 떠난 후 오히려 주목을 받으니 예술가로서 이만한 복도 없을 것이다.

그의 주옥같은 유작들 가운데 세간의 시선을 끄는 그림이 있다. 한 폭의 소품 풍경 수채화다.

빛으로 충만한 고즈넉한 자연이나, 평범한 한 송이 꽃을 관조하며 그리는 것 자체는 법열에 빠진 듯 진지했다. 이런 그리기는 위대한 해탈과 깨달음에 비견함을 일깨워준다. 풀 한 포기에도 감격하던 그 내면이 뭉클하고 절절하다. 필치에 혼이 담겼다고들 말하는 그런 그림에 숙연해진다.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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