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文정부 일자리 정책의 본질적 限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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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9-09-1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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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 KAIST 교수 IT경영학

16일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고용이 양과 질 모두에서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전날 황덕순 일자리수석도 “취업자수·고용률·실업률 등 주요 지표가 개선되는 등 고용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했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4% 거꾸로 성장이었고 연간 성장률은 2%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험난한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대한민국 보통 국민이 갖는 느낌과는 괴리가 큰 시각이었다.

물론 일자리수석이 인용한 수치는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근거로 한다. 그 숫자는 사실(팩트)이지만, 수치에 대한 해석이 자의적이거나 오류가 있다면 매우 위험한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만약 그 결론이 정부 정책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근거가 된다면, 더욱 치명적이다.

일자리수석은 “지난 8월까지의 연평균 취업자 증가가 애초 정부 예상(15만 명)을 뛰어넘어 24만9000명이고, 연간으로 20만 명 중반 정도를 예상한다”고 했다. 또한, “15∼64세 고용률은 67.0%로 경제활동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고용률을 기록했고, 실업률도 전년 동기 대비 1% 하락한 3.0%로 8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지난해 8월의 기저효과 영향도 언급했지만, 그동안의 여러 일자리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취업자수·고용률·실업률 등 주요 3대 고용지표를 보면 또 다른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우선, 취업자 수를 보자. 지난 8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45만2000명이 늘었다. 그런데 지난해 8월에는 2017년 동월 대비 취업자가 3000명밖에 늘지 않은 고용 절벽이 발생한 특별한 달이어서, 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본격 시작된 2017년 8월부터 2년을 같이 보면 연간 22만7000명씩 증가한 셈이다. 한편, 2013년 8월부터 2017년 8월까지 4년간 취업자는 매년 평균 40만3000명이 늘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2년간 총 40조 원의 재원을 투자한 일자리 정책은 2013년부터 4년간의 성과에 비해 취업자 수가 연간 56%밖에 안 되는 미흡한 성과를 보였다.

더구나 지난 8월에 증가한 45만2000명의 취업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60세 이상 노인이 87%, 65세 이상 노인이 52%를 차지한다. 반면 40∼49세 집단에서는 12만7000명이 줄었다. 이는 지난 2년간의 정책이 노인 계층에 집중된 비효율적인 일자리 창출임을 보여준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늘어난 45만2000명의 취업시간 자료를 보면, 주당 1∼17시간 근무한 단기 근무 형태가 26만6000명(전체의 58.9%)으로, 공익활동형 일자리가 많이 늘었지만 양질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실업률은 지난 8월 역대 최저인 3.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대비 경제활동을 포기한 비경제활동 인구가 15만8000명으로 상대적으로 많이 늘고, 노인 계층이 87%를 차지하는 45만2000명의 취업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경제 활성화로 고용이 늘어 나타난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닌 왜곡된 수치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8월 취업자 수와 실업률을 청와대에서 해석한 것을 보면, 그것이 표면적인 고용 회복세를 보여준다기보다는 외려 일자리 정책의 본질적인 한계(限界)를 드러낸다. 재정 지출에 의존해 결과적으로 노인층에 대한 단기적 일자리만 늘린 정책은 원하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보통 국민은, 정부에 의한 인위적·단기적 일자리가 아니라, 경제 활동의 주체인 기업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는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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