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은행창구 나에게 첫눈에 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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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창민(32)·구영채(여·25) 부부

저(영채)와 남편은 3년 전 가을, 제가 일하는 은행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남편은 은행에서 저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다고 해요. 전 남편을 많은 고객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고요. 남편은 1년 가까이 속앓이를 하며 고객으로서 저를 만났습니다. 당시 저를 포함해 3명이 창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남편은 창구대기 번호표를 뽑고 3분의 1의 확률로 절 만나기 위해 기다렸죠.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저에게 서류 봉투를 내밀었어요. 봉투 앞면에 쪽지가 붙어 있더라고요.

“영채 씨, 시간 되시면 같이 식사해도 될까요? 사실 정말 예전부터 너무 얘기하고 싶었는데, 괜히 업무 중에 방해될까 봐 말을 아예 못 했어요. 연락 주세요.”

남편이 어렵게 건넨 거예요. 주변에서 감정 표현 한 번 못 하고, 좋아하는 사람 놓칠 수 있다고 용기 내보라고 격려해줬대요. 저는 시간을 갖고 조심스럽게 다가온 남편 모습이 좋았어요.

고객이 아닌 남자로 만난 남편은 생각보다 더 신중하고 진실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저를 회사와 집으로 데려다주면서 헌신했어요. 예고 없는 인사이동에 제가 힘들어했을 땐 절 위로하고 지켜줬고요. 연애 기간이 이어질수록 무르익는 남편의 사랑에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6월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어요.

“오빠, 내가 오빠에게 받은 사랑만큼 오빠도 나에게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될게. 사랑해.”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