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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민영)와 남편은 블로그에서 댓글 주고받다 결혼했어요. 5년 전 유럽에 다녀오고 여행 후기를 블로그에 올렸는데, 남편이 제 블로그에 들어와 사진이 예쁘다며 댓글을 달았어요. 그게 저희 부부의 첫 대화이자 인연의 시작입니다. 그날 이후 저도 남편 블로그에 들어가 댓글을 달며 소통을 이어갔어요. 다른 이웃 블로거와 달리 남편은 제 블로그 글을 꼼꼼하게 읽었어요. 댓글만 봐도 알 수 있거든요.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건 아니었지만, 남편 댓글을 보면 제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둘이 얼굴을 처음 본 건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지 3개월 정도 됐을 때예요. 당시 저는 아는 분과 함께 개인 소장용 교회 음악 앨범을 준비 중이었어요. 앨범에 들어갈 곡 중에 남자 목소리가 필요했는데 바로 남편이 생각났어요. 블로그에서 대화할 때 남편이 교회에서 지휘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문득 떠올랐거든요. 앨범 만드는 걸 도와달라는 제 부탁에 남편이 응하면서 저희 첫 만남이 이뤄졌죠.
앨범 준비라는 명목으로 만났지만, 분위기는 소개팅에 가까웠어요. 대화는 끊이지 않았어요. 또 만나기 전 블로그를 통해 서로 일상을 공유해서 그랬는지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처럼 편했어요. 이후 몇 번 더 만나 저희는 연애를 시작했어요. 온라인 친구에서 연인이 된 거죠.
저희는 연애를 시작한 지 불과 두 달도 채 안 돼 결혼식을 준비했어요. 처음 블로그에서 댓글을 주고받은 지 1년도 안 됐는데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죠. 결혼과 함께 이웃 블로거가 아닌 부부로 한집 살림을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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