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쿡>마늘 다져 넣은 오일에 재웠다 구운 새우, 훌륭한 식사· 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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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버터새우구이

팬 달궈 버터 넉넉히 녹인 후
30분이상 재워놓은 새우 구워

밥위에 마늘 1숟가락 올리고
레몬 한 조각 얹어내면 ‘OK’

새우 철이 돌아왔다. 음식은 재료가 90%다. 싱싱한 제철 재료로 만들면 무조건 맛있다. 하와이 새우 요리 스캠피(Scampi)를 만들어보자.

몇 년 전 딸아이가 하와이 여행을 다녀오며 ‘하와이안 스타일 슈림프 마리네이드’라고 쓰인 오일 한 병을 선물로 줬다. ‘지오반니트럭’이라는 하와이 맛집에서 쓰는 마늘 오일이란다. 이 오일에 생새우를 재웠다가 버터에 구워 먹으니 꽤 맛있다. 몇 번 해먹다 보니 오일이 거의 떨어졌다. 아쉬운 마음에 병에 쓰여 있는 재료와 내가 느낀 맛을 조합해 나만의 오일을 만들었다.

가족들이 내가 만든 오일을 신뢰하지 않아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자고 제안했다. 하와이에서 사온 오일과 내가 만든 오일에 각각 새우를 재워 같은 크기의 팬 2개에 따로 구워냈다. 신중하게 시식을 한 가족들 전원이 한쪽 팬을 가리켰다. 내가 만든 오일로 구운 새우였다. 그날 이후 내 요리에 대한 가족의 신뢰도가 높아졌다.

‘새우튀김’을 뜻하는 스캠피라는 이름이 어려워 ‘마늘버터새우구이’(사진)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퓨어 올리브오일(또는 식물성 기름·200㎖)에 마늘 10개를 씹힐 정도로 다져 넣는다. 여기에 크러시드 레드페퍼(굵은 고춧가루로 대체 가능) 2T와 통후추 1T, 소금 1／2T, 레몬즙 2T를 넣고 고루 섞는다. 마늘가루 2T를 추가하면 마늘 향이 강해진다.

생새우(10∼15마리)는 머리를 떼고 껍질을 벗긴 후 이쑤시개로 등을 찔러 내장을 빼낸다. 손질한 새우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만들어놓은 오일에 재운다. 하루쯤 재우면 마늘 향이 잘 배지만 30분 정도 재워도 된다.

팬을 달궈 버터를 넉넉히 녹인 후 재워놓은 새우와 마늘(오일도 적당히)을 굽는다. 밥을 작은 공기에 담아 모양을 잡은 후 접시에 담아둔다. 마늘이 노릇하게 익으면 숟가락으로 떠서 밥 위에 올리고, 새우는 조금 더 굽는다. 새우가 익으면 팬의 귀퉁이에 자리를 만들어 밥을 올리고, 레몬 한 조각을 얹어 낸다.

무쇠 팬에 구우면 열기가 오래가 먹는 내내 새우가 식지 않는다. 레몬을 새우와 밥에 골고루 뿌려 먹으면 한 끼 식사로 훌륭하다. 새우를 다 먹은 후 밥을 오일에 비벼 먹어도 맛있다. 또 맥주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버터를 중탕해 녹인 후 소금·후추를 살짝 뿌리고, 레몬즙도 조금 짜 넣어 만든 소스에 새우를 찍어 먹어도 좋다.

글·사진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