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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화성 연쇄살인사건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20일(金)
99.9% 진범이라지만… 아직 풀어야 할 ‘3대 의문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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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 그놈’ 수감된 교도소 지난 19일 경찰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한 이춘재(56)가 ‘청주 처제 살인 사건’으로 인해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 부산 강서구의 부산교도소 앞에서 한 시민이 교도소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  ‘살인의 추억’ 그때 그곳 ‘화성 연쇄살인 사건’ 중 지난 1986년 10월 발생한 2차 사건의 피해자 시신이 발견됐던 경기 화성시 진안동의 한 농수로 현장이 19일 현재 고가도로로 변해 있다. 연합뉴스

당시에 수사했던 핵심관계자
“9차사건 범인은 이춘재 아냐”
피해자 속옷에 백발 머리카락
비철금속류 성분 다량 검출돼
당시 50대 용접공 출신이 유력
혈액형·용의선상 제외도 의문

이춘재, 2차조사도 혐의 부인


경찰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로 ‘처제 강간 살해범’ 이춘재(56)를 지목했지만, 사건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핵심 관계자는 “이춘재가 아니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실제 사건 당시에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백발’의 머리칼이 발견된 점과 용의자의 혈액형이 이춘재와 다른 B형으로 추정된 점이 여전한 의문점으로 남는다는 지적이다.

20일 실제 사건 당시 장기간 수사에 참여했던 전직 경찰 관계자는 문화일보에 “이춘재는 범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9차 사건 피해자의 유품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다는 경찰의 발표에 대해 “당시 피해 여성 속옷에서 나온 결정적 증거로 7㎝ 동일한 길이의 백발 수가닥이 있었다”며 “이 백발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비철금속류인 니켈, 마그네슘, 구리, 납 성분 등이 다량 검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성분은 도금 공장, 전구 공장, 용접공 등으로 15∼20년 근무해야 나올 수 있는 수치”라며 “게다가 동일한 크기의 백발이 발견됐다는 점 등으로 미뤄보아 범인은 1990년대에 최소 40~50대여야 하므로, (당시 20대였던) 이춘재일 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국과수가 방사선동위원소 분석까지 거쳤기 때문에 틀릴 수가 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서 나온 3건의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하는 대상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고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3차례 사건은 5, 7, 9차 사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가운데 전직 수사 관계자가 문제 삼은 9차 사건에서는 피해 여성의 속옷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이번 발표와 전직 수사 관계자의 주장이 전면 배치되는 셈이다.

경찰이 사건 당시 범인의 혈액형을 줄곧 B형으로 특정했던 것과 이번에 지목된 이춘재의 혈액형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이춘재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청주 처제 살인 사건’의 판결문에 따르면 해당 사건의 수사기관은 그의 혈액형을 O형으로 특정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당시 B형일 거라고 판단해 수사를 진행한 것은 맞지만, 혈액형은 동일인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극히 제한적인 판단 기준”이라며 “최근 DNA 분석 결과가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고 말했다.

경찰이 공소시효 만료 전 수사 당시 이춘재의 집을 압수수색하고도 그를 용의선상에 올리지 않았다는 점 역시 의문점으로 남는다. 경찰에 따르면 1994년 청주서부경찰서는 처제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춘재를 체포, 경기 화성시 본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으나 화성 연쇄살인 사건 수사본부와 청주경찰 사이에서 신병 인도 절차가 이뤄지지 않아 수사가 유야무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춘재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선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이와 관련해 단 한 차례도 조사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하승균 전 총경도 “이 씨는 당시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의문점들이 여전한 가운데 이춘재 역시 자신이 화성 연쇄살인범이라는 점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전날 형사와 프로파일러 등 7명을 이춘재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로 보내 2차 조사를 벌였다. 1차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던 이춘재는 2차 조사에서도 자신과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다시 형사들을 보내 3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성훈·송유근·나주예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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