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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20일(金)
檢事들이 ‘피의자 장관’ 훈시 들어야 하는 참담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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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배가 경찰을 모아놓고 훈시(訓示)하는 일이 가능할까. 폭력배의 심리와 수법은 이러저러하니 수사에 참고하라는 식이라면 모르겠지만, 정의와 개혁에 대해 말한다면 그런 황당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에서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20일 의정부지방검찰청을 시작으로 전국 검찰청을 방문해 ‘검사(檢事)와의 대화’를 가진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부인은 기소되고, 딸은 검찰 조사를 받고, 조카는 구속되는 등 일가(一家)가 줄줄이 범죄 혐의에 구체적으로 연루됐으며, 조국 본인도 여러 혐의에서 관여가 확인된 피의자 신세다. 최소한의 염치라도 있으면 ‘직위’를 앞세워 검사들을 불러모으진 못할 것이다.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뒤 겨우 열흘 지난 시점에 서둘러 시작했다는 점에서 더욱 석연찮다.

검찰 내부에서 애초부터 ‘조국 취임 자체가 검찰 수사에 대한 묵시적 협박’이라는 의견이 나왔고, 실제로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조국 일가 수사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검찰청법에, 법무장관은 검사를 지휘·감독하도록 규정돼 있다. 드러난 사실들만 봐도 부인은 물론 조 장관 본인에 대한 직접 소환 조사도 머지않았다. 조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와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여러 말도 중요 대목에선 대부분 거짓임이 드러나고 있다. 코링크PE의 ‘가짜 운영보고서’가 급조되는 과정에서 조 장관이 직접 ‘블라인드 조항’을 추가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런 ‘피의자 장관’을 상관으로 대접하며 개혁 필요성 지적을 들어야 하는 검찰의 심정은 참담할 것이다. 이런 현실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심정도 마찬가지다.

피의자와 수사 검사는 수사 목적 외에는 만나면 안 된다. 조국 일가 수사에는 각 지검에서 차출된 검사들도 참여하고 있다. 법무장관이 일선 검사와 비공개로 만난다는 것은 수사에 영향은 물론 압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검찰 개혁도 필요하다. 그러나 수사 대상자가 개혁을 빌미로 검사들과 계속 만난다면, 수사 방해와 직권 남용 혐의가 앞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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