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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22일(日)
도쿄 아사쿠사에서 일본인과 프리허그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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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도쿄 아사쿠사에서 프리허그를 하는 윤수연씨 [유튜브 캡처]

“‘위험하다, 다칠 거다’라고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우려했던 일은 겪지 않았어요. 포옹을 한 분들은 대부분 좋은 사람이었어요. 한국에 있는 제 친구들처럼요.”

한국의 반(反) 아베 운동과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등이 거세지고 있다는 소식이 일본에도 전해진 지난달 말 도쿄 아사쿠사(浅草)의 센소지(淺草寺)라는 사찰 앞. 한복을 차려입은 윤수연(26·경북 경산)씨가 다음과 같이 쓴 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저는 한국인입니다. 우리 안아 볼까요?”

윤씨를 본 일본인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나도 얼마 전에 한국에 여행을 다녀왔다”, “응원한다”, “힘내라”고 말하며 포옹에 응했다. 지난 14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윤씨의 프리허그 영상은 닷새 만에 조회수 13만회를 기록했다.

윤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들어 더욱 싸늘해진 한일 관계에 조금이나마 변화를 주고 싶어 프리허그 운동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  일본에서 프리허그 운동을 하고 있는 윤수연씨 [본인 제공]

“책이나 뉴스를 통해 알고 있던 일본과 직접 겪은 일본은 달랐어요. 어떤 대상이든 일단 직접 만나고 부딪혀 봐야 선입견도 없어지고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2014년 영남대 일어일문학과에 입학한 윤씨는 국내외 언론이 보도하는 일본의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나 혐한 시위 등의 뉴스를 접하면서 ‘일본인은 한국인을 좋아하지 않고 과격한 성향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2015년 일본 시즈오카(靜岡)대학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일본을 처음 찾아 아무 것도 모르고 막막했던 제가 적응할 수 있도록 일본인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어차피 1∼2년 뒤면 떠날 외국인인데도 다른 학생과 다름없이 대해주더라고요.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있는 이들도 많았고요.”

윤씨는 “전공 수업이나 언론 매체 등을 접하면서 ‘일본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믿었는데 섣부른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나처럼 선입견을 가진 이들이 많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  일본에서 프리허그를 하는 윤수연씨 [본인 제공]

한국인과 일본인 사이에 쌓인 오해나 갈등을 푸는 데 도움이 될 방법은 없을까. 궁리 끝에 윤씨는 일본의 한국 유학생과 재일교포,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일본 친구 등과 함께 프리허그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캠페인에 필요한 비용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았다. 윤씨는 “크라우드 펀딩 참여자 중 상당수는 일본인이었다”고 전했다.

윤씨를 주축으로 한 프리허그 운동은 2015년 교토를 시작으로 도쿄, 오사카, 삿포로 등 일본의 주요 도시 12곳에서 20회 이상 이어졌다.

그는 “한복을 입기로 결정한 이유는 내가 한국인임을 드러내고 싶어서”라며 “모든 한국인이 일본인을 미워하는 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도 했다.

1년에 서너차례 프리허그 활동을 하는 만큼 최근의 냉랭해진 기류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나 반(反) 아베 시위 등이 거세졌을 때는 일본에 머무르고 있어서 전혀 몰랐어요. 지난달 도쿄 프리허그를 앞두고 만류하는 주변의 목소리가 워낙 많아서 그때서야 알게 됐어요. 특히 한국에 있는 부모님이 ‘다치려고 작정했냐’며 많이 말리셨죠.”

걱정 속에 시작한 프리허그지만 불미스러운 일 없이 무사히 끝났다. 당시 윤씨의 모습은 일본 후지TV의 아침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순진한 행동이고 쓸모없는 일’이라는 의견에 대해 윤씨는 이렇게 말했다. “아무 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죠. 실제로 포옹을 나눈 일본인 중에서는 (과거의 저처럼) ‘한국인을 만나거나 한국을 찾은 적이 없어서 편견을 가졌는데 이번 일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사라졌다’고 얘기하신 분도 많았어요. 국가 간에 갈등이 있다고 하더라고 민간 차원에서 우호적인 교류를 이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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