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의약 新안전지대 미래 안심사회 연다>어린이 기호식품 TV광고 제한 성과… 식생활 안전지수 크게 올랐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8회 식품안전의 날 기념 행사에서 쿠킹 클래스에 참여한 어린이 등이 건강 식품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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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식약처 ‘유엔 만성질환 예방·관리 특별상’수상

2885개 고열량·저영양 식품
2008년부터 광고 제한 시행
학교매점 고카페인 판매금지
프랜차이즈 영양표시 의무화

아동비만·결식관리 노력 결실
세계 각국서 모범사례로 인정

지난 10년여 동안 지속해 온 어린이 대상 식품 광고 규제 등 아동 식생활 개선 결과가 국제 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유엔 만성질환 예방·관리 특별위원회(UNIATF on NCDs)상을 수상했다. 이견을 딛고 어린이 시청 시간대에 식품 광고를 제한하는 쪽으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속해서 노력해 온 결실이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식약처 등에 따르면 유엔 만성질환 예방·관리 특별위원회는 비만, 당뇨, 심혈관질환 등 비감염성 질환에 따른 사망이 전체 사망의 70%를 차지하자 유엔 차원 공동대응을 위해 유엔 사무총장이 2013년 6월 설립한 특별위원회다. 주로 비만, 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와 예방을 위해 글로벌 공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참여 기구 간 협력프로그램을 조율하며 유엔의 자원을 활용해 국가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열린 제10차 특별위원회에서는 만성질환 관리·예방 및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 달성에 기여한 부처·기관 등에 대한 공로를 치하하고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특별위원회 상을 신설해 같은 해 9월부터 수여해오고 있다. 식약처는 2회째에 선정돼 이 상을 받게 된 것이다.

식약처는 특히 그간 ‘고열량·저영양 어린이 기호식품’의 TV 광고 제한 등을 선도적으로 추진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어린이 기호식품은 과자,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등 어린이가 선호하거나 자주 먹는 식품을 말하며 이 중 열량이 높고 영양가가 낮아 비만이나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는 2885개 제품을 고열량·저영양 어린이 기호식품으로 분류한다. 이들 제품에 대한 TV 광고 제한 정책은 2007년 발의돼 2008년에 제정된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의 주요 내용으로 지난 10년여간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다. 어린이들이 TV를 주로 시청하는 시간대인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고열량·저영양 어린이 기호식품의 광고를 금지하고, 교육·만화 등을 전문으로 하는 어린이 채널(11개)의 경우에는 중간광고도 금지하고 있다. 또한 구매를 부추기기 위해 고열량·저영양 어린이 기호식품을 판매하며 장난감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내용인 경우 TV뿐만 아니라 라디오와 인터넷을 통한 광고까지 금지하고 있다.

TV광고 제한정책은 도입 당시 많은 이견이 있었으나 바람직한 어린이 식생활 환경 조성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면서 학부모와 어린이에게는 건강한 식생활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고 업계에는 자정 노력을 유도하는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약처는 특히 이번 수상을 계기로 유엔 회원국들에 공식적으로 이 사례가 소개되면서 어린이 식생활 안전정책의 수립과 추진에 관심이 많은 나라에 좋은 모범사례로 전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의경(오른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만성질환 예방·관리 특별위원회(UNIATF on NCDs) 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약처는 광고 제한 외에도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을 통해 다양한 어린이 식생활 관리를 추진해 왔으며, 단계적으로 그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어린이 영양 관리를 위한 주요 정책으로는 학교 내 매점에서 커피 등 고카페인(1㎖당 0.15㎎ 이상) 식품의 판매 제한, 가맹점 100곳 이상인 프랜차이즈 업소의 영양표시와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기 의무화 등이 있다. 화투장이나 담배 모양의 초콜릿, 술병 도안을 사용한 초콜릿 등 성적 호기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해 어린이의 건전한 정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식품 역시 제조·유통·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또 어린이 기호식품 중 영양을 고루 갖춘 제품에 대해서는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190개 제품이 이 인증을 받았다. 우수한 어린이 기호식품 조리·판매업소에 대해서도 이를 지정·지원해 학교 및 학교 주변의 식품판매 환경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다. 2008년 제도 도입 이후 지난 6월 현재 2084개소가 지정됐다. 학교를 중심으로 직접 식생활 안전의 교육과 홍보도 이어가고 있다. 2011년 처음 어린이 교육지원을 도입하면서 4만9096명에게 식생활 안전 교육을 진행했는데 지난해에는 19만1656명이 관련 교육을 받았다. 주로 학교 급식과 올바른 식습관, 건강 간식, 개인위생 등에 대한 교재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등을 제작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아동 식생활 개선을 위한 노력은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2010년부터 어린이 식품안전과 영양관리 정책 및 환경개선의 정도를 평가한 ‘어린이 식생활 안전지수’를 보면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0년 100점 만점에 59.56점이었던 이 지수는 2012년 61.77점, 2014년 67.54점 등으로 개선돼 오다 지난 2017년에는 73.27점까지 높아졌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식생활 안전 관리의 정도, 결식·비만 관리 등 영양섭취 관리 정도, 어린이 식생활 안전 인지·실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인 만큼 전반적인 어린이 식생활 관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린이 나트륨 섭취량도 2011년 일일 평균 3164㎎에서 2017년 2540㎎으로 감소했으며, 어린이의 건강한 식생활 실천율도 2015년 67.3점에서 지난해 82점으로 크게 향상됐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우리의 노력이 유엔에서 인정받은 것은 어린이 비만 예방관리 등을 위한 식생활 관리 기반 구축과 양적 개선에 뚜렷한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