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호러동호회’서 첫눈에 반했죠

▲ 이홍락(34)·오미정(여·36)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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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부가 일부 하객들에게 보낸 한정판 청첩장(사진)입니다. 이처럼 무시무시한 청첩장을 만든 이유는 저(미정)와 신랑이 다름 아닌 호러 동호회에서 알게 돼 부부의 연을 맺게 됐기 때문입니다.

신랑을 처음 만난 건 2년 전 여름입니다. 제가 운영자로 있는 인터넷 호러 동호회 카페에 신랑이 가입하면서 저희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호러인(?)답게 저희는 대학로에서 공포 연극을 보면서 처음 만났습니다. 연극이 끝나고 동호회 회원들끼리 모인 뒤풀이 자리에서 신랑은 호러 콘셉트 방 탈출 게임부터 호러 영화까지 그동안 자신이 체험한 것들을 자랑했어요. 마치 어린아이처럼요. 그 모습이 귀엽더라고요. 제가 먼저 신랑에게 사랑에 빠진 거죠.

이후 좋아하는 마음을 4개월 넘게 숨기다가 동호회 사람에게 처음 털어놓았어요. 역시, 동호회 안에서 비밀은 없었습니다. 소문은 금방 퍼졌어요. 신랑 귀에 제가 신랑을 좋아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들어갔어요. 신랑은 별 고민 없이 제게 바로 묻더라고요.

“누나, 저 좋아한다면서요?”

저는 거짓말을 못 해요. 거짓말하면 금방 표가 나요. 신랑의 물음에 제 감정을 이실직고했죠. 다행히 신랑도 저를 좋아하고 있었어요. 그날 이후 저희는 같이 호러 영화를 보러 가고,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곳으로 꼽히는 ‘귀신의 집’을 도장깨기 하듯이 돌아다녔어요. 그리고 지난 8월 결혼식을 올리면서 호러 동호회 1호 부부가 됐어요.

결혼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퇴근 후 늦은 저녁, 방에 불을 다 꺼놓고 신랑과 함께 호러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아직도 못 본 영화가 많아요. 신랑과 함께 있는 순간, 가장 설레고 서늘해요.(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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