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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26일(木)
親文의 검찰 비방, 레드라인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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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요즘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는 ‘정치검찰’ 규탄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한국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이라면 시위하는 사람들이 분명 현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통상 ‘정치검찰’이란 권력의 눈치를 보고 야당을 탄압하는 검찰을 일컫는 말이라고 이해해 왔다. 그런데 집권 여당 지지자들이 검찰청 앞에서 ‘정치검찰 물러나라’고 시위를 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인가?

친여(親與) 성향 단체가 지난 21일 대검찰청 앞에서 가진 정치검찰 규탄 집회에서는 검찰에 대한 비난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여권(與圈) 인사들에 대한 옹호 발언이 쏟아졌다. 이들은 왜 검찰을 비난할까? 이들이 생각하는 검찰 개혁이란, 자신들이 지지하는 사람의 비리에 대해선 못 본 체 눈을 감아버리는 정치 편향적 검찰로 물갈이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지난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11시간 동안 이어진 것에 대해 여권은 온갖 가짜 뉴스를 만들어 감성팔이에 몰두했다. 조 장관 지지자들은 “검찰 관계자들이 점심으로 짜장면을 시켜 먹으며 조 장관 가족에게 모욕감을 줬다”는 가짜 뉴스를 퍼 나르기 시작했고, 소설가 공지영 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당신(검찰)들이 시킨 짜장면에서 1970∼80년대 독재자들 사냥개의 추억을 떠올렸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하지만 검찰의 설명은 달랐다. 검찰 수사관들이 먹은 것은 짜장면이 아닌 한식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조 장관 가족들의 권유로 늦은 점심을 했다는 것이다. 압수수색이 11시간이나 진행된 것도 조 장관 가족들이 변호사가 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해서 시간이 지연됐고, 압수수색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영장을 다시 받느라고 시간이 늦어졌다고 한다. 이처럼 일부 주장이 가짜 뉴스로 확인됐음에도 여권 인사들이나 공 씨는 이를 바로 잡거나 사과하는 글을 올리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야당과 보수 인사들이 ‘가짜 뉴스’를 만든다고 줄기차게 비난해 왔다. 그랬던 인사들이 검찰 수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가짜 뉴스를 만들어 검찰을 욕보이는 것은 ‘내로남불’의 극치다. 조 장관도 후보자 때 자신에 대한 의혹에 대해 모두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만약 민주당이 입법을 추진했던 가짜 뉴스 규제법이 만들어졌더라면 현직 법무부 장관이 가짜 뉴스라고 단정한 것들은 모두 처벌받았을 것이다.

자신들에게 유리하면 진짜 뉴스고, 자신들을 비난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뉴스는 모두 가짜 뉴스라는 생각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다. 언론이든 검찰이든 자신들에게 유리하면 열렬히 환호하고 조금만 자신들을 비판하거나 불리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적폐’로 몰아 버리는 행태에 대한민국의 정치가 더는 휘둘려선 안 된다. 최순실·정유라에 대한 피의사실을 흘린 검찰을 열렬히 옹호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피의사실을 공표한 검사를 고발하겠다고 하니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대통령이기를 포기하고 지지자들만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결심하지 않은 이상 다수 국민의 뜻을 거슬러 이처럼 국론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면서까지 조 법무부 장관 지키기에 급급해선 안 된다. 국민의 뜻을 헤아려 조 장관을 지금이라도 경질하는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 또한, 여권 정치인들과 친문(親文) 세력들은 검찰의 수사를 방해하는 반민주적 행동을 당장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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