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조선시대 새 여성상 제시…차별에 일침 놓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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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 촬영 마친 신세경

“새로운 캐릭터 경험 좋은 기회
여배우로 살아가는 것은 축복
유튜브채널 개설 팬들과 소통”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차별에 대한 일침일 수도 있어요.”

MBC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구해령)의 촬영을 마친 배우 신세경(사진)은 홀가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이처럼 당차게 말했다. 여성 인권이 신장되는 요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여성이 궁궐 내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는 사관(史官)으로 입성한다는 판타지 사극 ‘구해령’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신세경은 “조선시대 여성이 관직을 얻고 출퇴근한다는 독특한 상상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그 시대 여성상에 대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려 노력했다”며 “단순히 성별 뿐만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며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여러 차별에 대해 일침을 놓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신세경은 남초 현상이 두드러진 드라마 현장에서 작품 한 편을 이끌어가는 타이틀롤을 맡을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몇 안 되는 여배우다. 아역 배우로 활동하다가 딱 10년 전인 2009년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 성인 배우로 발돋움한 후 10년간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결과다.

“왜 감독과 작가들이 신세경을 선택할까?”라는 물음에 그는 “예전에 해본 적이 없는 캐릭터인데 믿고 맡겨 주신 것 같다. 캐릭터의 한계 없이 다양한 작품과 배역을 경험할 기회였다는 측면에서 내게 굉장히 긍정적인 첫 걸음이었다”며 “1년에 한 작품에 출연한다고 볼 때, 1년 사이 연기력이 환골탈태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아쉬운 점을 채우며 연기하고, 주어진 캐릭터에 잘 흡수되려 신경쓰고 있다”고 의젓하게 답했다.

올해 30대를 맞은 신세경은 연기적인 측면에서 한층 여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과거 콘텐츠가 다시 주목받으며 ‘지붕뚫고 하이킥’이 노출되고, 영화 ‘타짜:원아이드잭’의 개봉에 맞춰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타짜:신의손’이 각종 영화 전문 채널에서 재방송되며 20대 신세경과 지금의 신세경이 맞물리는 모양새다. 그 때와 지금의 신세경은 어떻게 다를까?

그는 “지금은 훨씬 마음이 편하고 안정적이고 균형도 잘 잡혀 있다”며 “‘지붕뚫고 하이킥’을 마치고 나눈 인터뷰를 찾아보면 온통 ‘지쳤다’ ‘쉬어야겠다’는 말밖에 없는데 이제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지금의 상황에 감사하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것 같다”며 빙그레 웃었다.

그래서일까? 신세경은 지난해 유튜브 개인 채널을 개설하고 대중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소속사의 간섭 없이 혼자서 주제 선정부터 촬영, 편집까지 도맡는 공간이다. “대한민국에서 여배우로 살아가는 건 큰 축복”이라고 말하는 그가 먼저 대중에게 손을 내미는 셈이다.

“유튜브 채널은 나의 일기라고 생각하고 소소한 일상을 담고 있다. 작품 활동이 없을 때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들었다. 배우라는 직업으로 인해 누릴 수 있는 것을 박탈당했다는 생각은 찰나였다. 어떤 직업군을 가진 사람도 자신의 삶이 주는 제약에 불평이 있기 마련인데, 나는 지금 또래 친구들처럼 즐겁게 잘 살고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