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총장 “흔들림 없이 수사하라”… 여권 사퇴압박 일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검찰개혁” 강조 이인영(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국회 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선규 기자

與 “尹, 靑민정수석에 전화
정치적 행위로 부적절하다”
檢, 조국 일가 원칙대로 수사
“한 점 의혹없이 비리 밝힐 것”

검찰총장 해임 현실적 불가

문재인 대통령이 ‘절제된 검찰권’과 ‘검찰 개혁’을 언급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경고성 지시를 연달아 내린 후 윤 총장은 검찰 내부에 “흔들림 없이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압박에도 정치적 고려 없이 “수사로 말하겠다”는 기조를 끝까지 밀고 나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는 윤 총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막기 위해 부적절한 행위를 계속했다는 점을 거듭 부각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1일 검찰에 따르면 윤 총장은 여권의 사실상 사퇴 압박으로 볼 수 있는 공격에도 불구하고 조국 일가 비리 혐의에 대해서 원칙적인 입장에서 한 점의 의혹 없이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검찰총장으로서 사명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황에서 자진사퇴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는 윤 총장이 조 장관 임명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하는 등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했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윤 총장이 조 장관을 임명하기 전날(9월 8일)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조 장관을 임명하면 내가 사퇴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조 장관이 임명되자 윤 총장은 청와대에 다시 전화를 걸어 입장을 번복하고 총장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여권 인사들에 따르면 윤 총장은 의견 전달을 위해 문 대통령과의 독대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이 같은 움직임을 본 뒤 오히려 조 장관 임명으로 기울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윤 총장 메시지는 내용과 전달 시점 등으로 볼 때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윤 총장 측은 “조 장관과 관련해 어떤 이야기도 청와대 등에 전달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검찰과 청와대가 여전히 조 장관 의혹 수사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검찰총장 해임’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검찰청법 12조 3항에 따라 총장의 임기 2년은 보장된다. 청와대가 감사원 등을 동원해 징계·감사 절차에 착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희권·김병채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