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스펙트럼>투타 추적시스템으로 본 2019 프로야구 정규리그

- 조상우, 157㎞ 토종 최고 강속구… 로맥, 179㎞ 홈런타구 속도 1위

올 시즌 공인구 반발력 낮추자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 늘고
3할타자는 절반 가까이 줄어

페게로 타구속도 181㎞ 최고
포크볼 16% 헛스윙 유도 최다

2019 신한은행 마이카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두산의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1일 막을 내렸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선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으로 투고타저(投高打低)가 기승을 부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공인구의 반발력을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낮췄다. 이로 인해 지난해 34명이었던 3할대 타자는 올해 18명으로 절반 가까이, 지난해 35명이었던 20홈런 이상 타자는 3분의 1 수준인 11명으로 줄었다.

반면 투수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흘렀다. 올 시즌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는 7명으로 2006년(9명) 이후 가장 많다.

타구의 비거리도 공인구의 영향을 받았다. 올 시즌 홈런 평균 비거리는 115.3m로 지난해 117.9m보다 2.6m 줄었다. 평균 타구 속도는 133.2㎞로 지난해 134.1㎞보다 0.9㎞ 감소했다.

올 시즌 투수들의 평균구속은 141.9㎞로 지난해 142.4㎞보다 0.5㎞ 줄었다. 공인구 반발력이 하향 조정되면서 장타 부담감이 줄어 투수들이 세게 던지기보다는 정확하게 던지는 데 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일보는 KBO리그 통계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의 투구추적시스템(PTS), 타구추적시스템(HTS) 데이터를 받아 올해 프로야구의 투타의 이색 기록을 확인했다.

카를로스 페게로(LG)는 8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5회 말 우익수 방면으로 총알 타구를 날렸는데 타구의 속도는 180.8㎞로 측정됐다. 올 시즌 가장 빠른 타구였고, 전체 타구의 평균 속도 133.2㎞를 압도했다. 토종 중에선 고종욱(SK)이 4월 28일 수원 KT전에서 1회 날린 2루수 앞 땅볼이 176.8㎞로 이 부문 1위다.

제이미 로맥(SK)은 5월 26일 창원 NC전에서 9회 초 좌월 솔로홈런을 날렸으며 홈런 타구의 속도는 179㎞로 이 부문 1위다. 토종 중에선 백용환(KIA)이 7월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 날린 174.3㎞짜리 중월 홈런 타구가 가장 빨랐다. HTS가 설치되지 않은 울산과 청주, 포항 구장을 제외하고 9개 구장에서 타구를 측정했다.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는 라울 알칸타라(KT)로 8월 24일 잠실 LG전에서 1회 157.6㎞짜리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토종 중에선 불펜인 조상우(키움)가 5월 2일 인천 SK전 9회, 9월 3일 잠실 두산전에서 던진 157.2㎞의 강속구가 으뜸이다. 조상우는 올 시즌 총 492개의 공을 던졌고, 평균 구속 152.4㎞로 앙헬 산체스(SK)의 151.7㎞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조상우는 한 경기 평균 구속에서도 1위다. 6월 1일 광주 KIA전에서 조상우는 23개의 공을 던졌고, 평균 구속은 154.6㎞였다.

투구 구속은 PTS가 설치되지 않은 울산과 청주, 포항 구장을 제외한 9개 구장에서 측정했다. 투구의 평균 구속은 올해 직구를 300개 이상 던진 투수 114명을 비교했다.

올 시즌 타자들은 포크볼을 공략하는 데 애를 먹었다. 헛스윙한 구종 중 가장 많은 건 포크볼로 15.9%였고 체인지업 13.5%, 슬라이더 13%, 컷패스트볼 10.4%, 커브 9.7%, 포심패스트볼 6.5%, 투심패스트볼 5.9% 순이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