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극성-3형’ 시험 가능성…‘새 계산법 내놔라’ 美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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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BM 추정 미사일 발사

올 들어 11번째 미사일 도발
SLBM, 단거리미사일과 달라
잠수함 근접 美직접타격 가능

정부, 1발 추정… 日은 “2발”

북한이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 일정을 발표한 지 12시간 만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미국이 실무협상에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는 대미 최후통첩으로 풀이된다.

2일 북한이 함경남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실제 SLBM으로 판명 난다면 이는 북한이 올해 들어 10차례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과 달리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북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과 방사포 도발을 묵인해 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향해 체제 보장과 제재 완화를 요구했던 북한이 실무 협상을 앞두고 막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4일 예비접촉과 5일 실무협상에 미국이 확실한 카드를 들고나오라는 압박이자, 비핵화 상응 조치가 확실치 않을 경우 판을 깰 수 있다는 협박이라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난 10차례 도발도 미·북 협상을 위한 용도로 차근차근 쌓았던 것이지만 이번에는 실무협상 재개 일정을 발표한 다음에 쐈기 때문에 노골적인 협상용 카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협상이 깨진다면 북한이 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이라는 것이 ‘핵·미사일 실험’이라는 암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차원으로 보인다”며 “SLBM이라면 단거리와는 달리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이 전날 대구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전략 무기를 공개한 것에 대한 반발의 의미도 담겼을 수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실무협상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를 용인하고 넘어가면 앞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은 문제 삼을 수 없게 된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실무협상과 SLBM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주목된다. 미국은 2일 현재까지 전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협상 일정 발표에 대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오늘 아침 북한이 2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유엔 결의 위반이며, 이에 대해 엄중 항의하고 강하게 비난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SLBM 추정 미사일 1발로 분석했으나 일본 측은 탄도미사일 2발로 분석하는 등 차이를 보였다.

김영주·김현아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