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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cience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07일(月)
핵분열 없이도 熱내는 ‘우주 배터리’… 2030년 우리도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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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송재우 기자
■ 우주선의 심장 ‘원자력 전지’

영화 ‘마션’ 태양광 보조동력원
방사성 동위원소 붕괴해 에너지

자연상태로 내버려두면 熱 발생
붕괴열 → 전력 변환 열전발전기

일반배터리, 중량比 에너지 낮고
태양전지는 생산하는 전력 적어

한국원자력硏 “2025년 시제품”
성공 땐 미·러 이어 세계 3번째


과학소설(SF) 영화 ‘마션’은 화성에 홀로 조난을 당한 미국 우주인의 생존기를 그렸다. 주인공은 구출팀 모선과 도킹하기 위해 기지를 떠나 로버(Rover)로 먼 거리를 이동한다. 이때 기지와 로버에서 태양전지와 함께 사용한 우주 동력원이 원자력전지다.

원자력전지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하면서 나오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장치다. 같은 발전이지만 원자로의 경우 핵분열, 원자력전지는 방사성 붕괴 현상을 이용한다. 비슷하지만 다르다. 핵폭탄의 연쇄 핵분열 원리를 매우 느리게 적용한 것이 원자로라면, 원자력전지는 불안정한 동위원소가 자연상태에서 방사선을 내뿜는 성질을 그대로 살렸다. 플루토늄-238 같은 동위원소는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보다 안정된 원자핵으로 전환하는 자연(自然) 붕괴를 한다. 이때 알파·베타·감마선 등 방사선을 적당한 차폐재로 막으면 열이 발생한다.

핵분열 없이 가만히 내버려둬도 아주 오래 스스로 열을 내는 ‘난로’가 생기는 것이다. 독일의 과학자 토마스 요한 제베크는 1821년 두 금속선 접합부 사이의 온도 차로 인해 전기가 발생하는 열전 현상을 발견했다. 열과 전기는 호환된다는 뜻이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열원(熱源) 삼아 붕괴 열을 전력으로 변환하는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발전기(RTG·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 ‘우주 배터리’의 탄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8월 유럽우주기구(ESA)의 우주용 RTG 개발을 이끄는 영국 레스터대 및 원자력연구소(NNL·National Nuclear Laboratory)와 원자력전지 개발 협력 및 공동연구에 합의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독점 기술인 우주용 RTG를 따라잡기 위해서다. 우주에서 일반 배터리는 중량 대비 에너지가 낮고 수명도 짧아 쓰기 어렵고, 무한한 수명의 태양전지는 생산전력이 적어 주 에너지원으로 적합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약 2000억 원을 들여 3년 후인 2022년 7월, 달 궤도선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구소련·중국·일본·유럽·인도만 궤도에 진입시킨 달 인공위성, 즉 궤도선을 달까지 쏘아 올리겠다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6개 국내 기관이 나사(미 항공우주국)와 함께 추진 중이다. 달 착륙, 행성 탐사 등 본격 우주 개발로 가는 첫걸음이다. ‘우주 배터리’는 당장 달 궤도선에는 쓰이지 않지만, 우주 독립국이 될 미래 한국의 우주선과 우주 차에서 심장 노릇을 할 것이다.

원자력전지 개발 연구를 주도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 동위원소 응용 연구부 손광재 책임연구원은 “우주 탐사용 원자력전지는 선진국의 전략기술로서 독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영국과 상호보완적인 연구협력을 통해 핵심기술 확보 기간을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예산 상황 등에 영향을 받겠지만, 내부적으로는 2025년까지는 시제품을 만들고 안전성·신뢰성을 확보한 후 2030년에는 우리 우주선에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원자력전지:정확한 명칭은 동위원소 전지(Radioisotope Battery) 또는 핵전지(Nuclear Battery)이다. 동위원소의 자연붕괴 현상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한 RTG 전지, 베타선을 전기로 바꾸는 베타볼테익(Betavoltaic) 전지, 반도체에 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생기는 압전(Piezoelectric) 전지 등 세 종류로 나뉜다. RTG는 수 와트(W)에서 100W급 전력을 생산하는 중형 전원으로 우주·심해 현장에서 쓰인다. 반면 베타볼테익·압전 방식은 수 마이크로와트(㎼)에서 수십㎼ 급 미세전력이 필요한 초소형 센서나 의료용 마이크로 전지로 활용된다.

열전(熱電) 현상(Thermoelectric Effect):서로 다른 두 금속 사이의 온도 차를 주면 전류가 발생하는 현상을 ‘제베크 효과’(Seebeck effect), 이때 발생하는 전기를 ‘열기전력’이라고 한다. 거꾸로 전류를 흘리면 온도 차가 생기는 현상은 ‘펠티에 효과’(Peltier effect)이다. 같은 금속이라도 온도 차가 있을 때 전류를 흘리면 발열 또는 흡열이 일어나는 것을 ‘톰슨 효과’(Thomson effect), 세 가지 현상을 모두 합쳐 열전 효과 또는 열전 현상이라고 한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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