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비위 명확한데 특감회의서 “중단”…‘명령’ 가능한 윗선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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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감찰 중단” 추가 증언

유재수 前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자녀 유학·항공비 등 금품수수
금융위 인사 개입 등 정황 포착

특감반서 비위증거 확보했지만
이인걸 당시 반장 화내며 지시

특감반원 “조수석에 보고된만큼
이 반장 단독으로는 지시 못해”

“유재수 건은 더 이상 안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난 2017년 12월 말쯤 이인걸 당시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이 특감반원 8명 전원이 참석한 회의 석상에서 이렇게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특감반장은 당시 “(조사를) 해야 하는 데 못하게 됐다”면서 매우 분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노무현 청와대 부속실 행정관 출신인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감찰이 ‘윗선’에 의해 무마된 데 따른 것이다. 유 부시장은 당시 감찰이 중단되면서 건강 악화를 이유로 금융위를 퇴직한 후 국회 수석전문위원과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 요직에 올랐다. 현재 이 전 특감반장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변호인이다.

7일 자유한국당의 김도읍 의원이 입수한 당시 특감반원 A 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모 당시 청와대 특감반원은 2017년 8월쯤 유 부시장에 대한 비위 투서를 접수해 두 달 뒤인 10월 정식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청와대 특감반은 당시 유 부시장이 △출퇴근·회식·해외출장 시 기업들로부터 차량 및 각종 편의제공 수수 △자녀 유학비·항공비·배우자 생일선물 등 금품수수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경득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 행정관과 텔레그램을 통해 수시로 연락하며 금융위 인사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특감반은 당시 2∼3차례에 걸쳐 유 부시장을 직접 조사했으며,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비위 의혹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이 특감반장을 거쳐 박형철 당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게 보고됐고, 박 비서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조 장관에게 보고되는 것을 목격했는데 (조 장관이) 그 이후 이렇다 할 만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감반은 민정수석에게 보고서를 제출한 후에도 유 부시장에게 자녀 유학자금 및 항공권 구입 비용에 대한 출처 및 소명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유 부시장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특감반장이 “(조사를) 못 하게 됐다”고 한 것은 이로부터 약 두 달 뒤인 12월쯤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윗선으로부터 ‘감찰 무마’ 지시가 내려온 데 대해 “이 특감반장이나 박 비서관 선에서 사건을 무마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분명히 조 장관에게 보고가 들어간 만큼 조 장관이 지시해야 이 반장이나 박 비서관이 따를 수 있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유 부시장은 청와대 특감반의 조사를 받고 있던 2017년 11월 49일간의 병가를 냈다. 금융위는 그해 12월 유 부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고, 유 부시장은 이듬해 3월 사직서를 제출해 수리됐다. 금융위가 유 부시장의 비위 사실을 통보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징계조치를 하지 않고 사직서를 수리한 것이다. 유 부시장은 금융위 사직서가 수리된 지 약 일주일 뒤인 2018년 4월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에 임명됐다. 유 부시장은 같은 해 6월 오거돈 부산시장이 당선된 직후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내정됐다.

A 씨는 유 부시장이 비위 의혹에도 불구하고 요직에 기용된 데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던 수행비서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유 부시장이 문재인 대통령과도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는 소문이 많았다”며 “비위 사실이 명확한데도 승승장구하는 것은 조 장관뿐만 아니라 그 윗선의 개입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윤희·손고운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