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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08일(火)
“셰익스피어 부러워 말자… 우리에겐 세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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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세종, 1446’에서 세종 역을 맡은 배우 박유덕(맨 앞)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 작품은 눈이 멀어가면서도 한글을 창제한 세종의 인간적 고뇌를 다루고 있다. HJ컬쳐 제공

■ 뮤지컬 ‘세종, 1446’ 제작한 한승원 프로듀서

세종 일대기 다룬 창작 뮤지컬
300벌 의상·고난도 무술 눈길
여주시와 공동제작…올 재공연

英서 워크숍 열고 대본 리딩도
“현지인들 세종 얘기 놀라워해
기승전결‘드라마틱’평가받아”

한글날엔 특별한 커튼콜 준비


“그 친구 신뢰할 만하죠.” 국내 뮤지컬 프로듀서 1세대인 박명성 신시컴퍼니 감독이 이렇게 말한 사람은 한승원(41·왼쪽 사진) HJ컬쳐 대표다. 프로듀서로 제작사를 이끌고 있는 그는 뮤지컬 마니아들로부터 ‘문화네 대표’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이 애칭에는 대형 라이선스 위주로 돌아가는 뮤지컬 계에서 중·소형 창작물을 꾸준히 무대에 올려온 데 대한 찬사가 들어 있다.

해외 공연을 통해 관객 반응이 검증된 라이선스 작품과 달리 창작물은 흥행 부담이 크다. 인지도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기 어렵고, 투자비를 모으는 데에 한계가 있어 마케팅 여력도 작을 수밖에 없다. 한 대표는 이런 현실의 벽을 이겨내며 ‘파리넬리’‘라흐마니노프’‘파가니니’ 등 예술가 시리즈를 포함해 다채로운 창작물을 선보였다.

지난 3일 재공연에 들어간 뮤지컬 ‘세종, 1446’은 그의 공력이 집중된 작품이다. 규모로 보면 중·대형급인 이 작품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조선의 임금 세종 이야기이다. 왕위 계승자가 아니었던 대군 충녕이 권좌에 앉기까지의 과정, 시력을 잃어 가면서도 한글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의 고뇌와 아픔을 담았다.

작품을 보면, 애민 정신에 바탕을 둔 세종의 리더십은 오늘날의 지도층에 울림이 큰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리더십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사표가 될 수 있다는 게 한 대표의 생각이다.

“우리에게도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는 것을 더 많이 알리고 싶었습니다. 영국 셰익스피어를 부러워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위대한 문화 인물이 우리 역사에 존재합니다. 그중 한 분인 세종의 숨은 이야기를 무대 예술로 새기는 것이 뜻 있다고 생각했지요.”

영릉(세종대왕릉)이 있는 경기 여주시와 함께 제작한 이 뮤지컬은 세종 즉위 60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초연했다. 세종이라는 소재가 새로운 것은 아니나, 그의 인간적 면모를 뮤지컬로 풀어냈다는 것이 관심을 얻었다. 장지문 패널을 이용한 무대 전환, 300여 벌의 다채로운 궁중의상, 고난도의 무술 장면 등이 호평을 받았다. 올해 재연 무대를 준비해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하고 있다.

“무대 예술은 영화 등과 달리 공연을 통해 계속 생물처럼 발전합니다. 초연 작품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지만, 관객 옆에서 생명력 있게 살아 숨 쉬는 작품도 있지요. ‘1446’이 작년에 큰 사랑을 받았으니, 창작자로서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 관객을 계속 만날 것을 꿈꿉니다.”

올해 무대는 공간에 변화를 주기 위해 기둥 이동이 가능하게 했고, 대형 패널을 추가했다. 작년 관객 반응을 고려해서 넘버도 부분적으로 편곡했다.

세종대왕 역은 가창과 연기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 정상윤·박유덕이 더블 캐스트로 맡았다. 태종 역은 베테랑 배우 남경주를 비롯해 김주호·고영빈이 캐스팅됐다. 세종과 대립하는 가상의 인물인 전해운 역은 이경수·이준혁·장지후가 연기한다.

이 뮤지컬 제작 단계에서 제작진은 영국 웨스트엔드를 찾아 현지 전문가들과 함께 워크숍과 대본 리딩 작업을 했다. 우리 정서가 깃든 작품이 세계에 통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자리였다. 한 대표는 “현지인들이 세종 이야기에 놀라워하며 기승전결이 완벽하고 드라마틱하다고 평가했다”며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꼭 봐야 할 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주한미군, 외국 경제인들에게 단체 프로모션을 하는 한편 여행사를 통해 일본, 중국 등 관람객 모집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뮤지컬의 배우들은 9일 2차례 공연에서 여느 때와 다른 커튼콜 무대를 준비했다.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마치는 대신에 노래를 더 선사함으로써 한글날의 의미를 특별히 새기겠다고 귀띔했다. 공연은 오는 12월 1일까지 이어진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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