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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10일(木)
조국 人災와 정권 쇄신 시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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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석 정치부 차장

9일로 이른바 ‘조국 사태’가 만 2개월을 지났다. 지난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촉발된 전 사회적 논란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달 들어 주말마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진보 단체 중심의 ‘조국 수호 및 검찰 개혁 촉구 집회’가, 개천절과 한글날 등 주중 휴일마다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보수 단체 중심의 ‘조국 파면 촉구 집회’가 경쟁적으로 열린 데서 알 수 있듯 갈등은 갈수록 깊고 격해지고 있다. 축제와 화합의 장이어야 할 가을날의 광장은 갈라지고 쪼개진 민심을 확인하는 자리로 전락했다. 단지 보·혁 충돌이 아니다. 조 장관 거취 논란을 계기로 ‘페친(페이스북 친구)’을 대대적으로 정리했다는 얘기며, 동문회나 동호인들이 모인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분위기가 험악해졌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정치적 논쟁과 극한 갈등이 일반 시민의 일상까지 잠식한 것이다. 조국 사태를 재난이나 참사에 빗대는 게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조국 사태는 지진이나 홍수 등 불가항력적인 자연재난이 아닌 인재(人災)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더 씁쓸하다. 문 대통령과 여권은 미연에 방지하거나 조기 수습할 기회를 여러 차례 걷어찼다. 우선, 정치권에서 중시되는 ‘정무적 판단’의 관점에서 ‘법무부 장관 조국’ 카드는 애초부터 무리수였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직행하는 것도 논란을 피할 수 없는데, 조 장관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내세웠을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어떻게 대응했을지 상상해 보면 답은 자명했다.

검증도 부실했다. 최소한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를 둘러싼 의혹은 청와대의 사전 검증에서 걸러졌어야 했다. 공직자 재산등록을 통해 이미 실마리가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다. 백번 양보해도 조 장관 딸의 특혜성 장학금 수수 의혹으로 ‘가족 논란’이 시작된 8월 19일, 검찰의 공개수사가 시작된 8월 27일 이후에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받아들이고 수습책을 마련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여권의 대응은 오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수준에서 한 발짝도 안 나갔다. 적폐 수사 과정에서 자신들이 잔뜩 추켜올렸던 윤석열 검찰총장을 하루아침에 역적 취급하는 등 대놓고 진영논리에 기댔다. ‘조국에서 밀리면 검찰 개혁도 끝’이라는 논리지만, 많은 사람에게 이는 소통을 거부하는 ‘꼰대’의 모습으로 비쳤다.

재난들이 그렇듯, 조국 사태라는 인재는 참담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32.4%까지 무너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 대통령의 19대 대통령선거 득표율(41.1%)보다도 한참 낮다. ‘조국의 문제’가 ‘정권의 문제’가 돼 버린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제라도 수습을 서둘러야 한다. 조 장관 거취 논란을 결자해지하는 게 수습의 시작이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도 필수적이다. 아울러 후보자 검증과 정무적 판단을 그르친 참모진 문책, 내부의 고언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당·청 소통 시스템 전면 재정비도 미룰 수 없다. 오는 11월 8일 임기 반환점을 도는 문 대통령에게 어쩌면 지금이 더 큰 인재를 막기 위한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e-mail 오남석 기자 / 문화부 / 차장 오남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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