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내부 자력갱생 강조… 김정은 訪中시기 촉각

북한이 미·북 실무회담 결렬 이후 ‘자력갱생’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가운데 외교가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협조를 얻기 위해 방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일 외교·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는 25일 항미원조기념일을 맞아 기념식이 열리는 중국 단둥(丹東)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날 것이란 방중설이 제기되고 있다. 항미원조기념일은 6·25전쟁 당시 중국의 참전을 기념한 날로, 북한과 중국의 돈독한 관계를 상징한다. 당초 외교가에선 북한이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김 위원장의 항미원조기념일 방중은 피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북한이 미·북 실무회담이 결렬되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지렛대 삼아 협상력을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북 간 표류 국면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중국 방문 등 현상 타개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또한 한반도 문제에 주도적으로 나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양시위(楊希雨)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행사에 참석해 “중국과 미국, 남북한이 참여하는 4자회담이 지속 가능한 영구 평화체제를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형태”라며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제거하고 지역 평화를 유지하는 데 동등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