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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터키, 쿠르드 침공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10일(木)
IS 격퇴 도우며 독립 꿈꾸던 쿠르드 “美가 등에 비수를 꽂았다”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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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리아와 손잡을 가능성도

미국의 갑작스러운 변심으로 터키의 공격에 고스란히 노출된 쿠르드족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됐다. 미군과 함께 이슬람국가(IS) 격퇴 주축세력이었던 쿠르드족은 당장 세력권이 축소되는 것은 물론 장기 목표였던 독립 국가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쿠르드족은 터키의 공격에 결사항전의 자세를 천명했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빈자리를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러시아로 대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쿠르드족이 미국에 “등에 비수를 꽂은 격”이라고 배신감을 토로하는 이유는 지난 5년간 미국을 도와 IS와 전쟁을 치르면서 1만1000여 명이 목숨을 잃는 등 상당한 희생을 치렀기 때문이다. 터키와 시리아, 이란, 이라크 등지에 흩어져 살던 쿠르드족은 2014년 1월 시리아가 내전으로 혼란한 틈을 타 북동부 도시 하사케에서 자치정부 수립을 발표했다.

2014년 9월에는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자치지역 보호를 위해 IS 격퇴전에 뛰어들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2017년 IS의 수도였던 락까를 장악하고 올해 3월에는 YPG가 주축이 된 시리아민주군(SDF)이 미군과 함께 IS 최후의 점령지 바구즈를 함락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전 세계적으로 4000만 명에 달해 ‘세계 최대의 나라 없는 민족’으로 불리던 이들이 시리아에서 세력을 키워감에 따라 독립 국가 건설이라는 목표에도 한층 가까워지는 듯했으나, 세력이 커지면서 주변국에 큰 부담으로 인식됐다. 특히 1500만 명 이상의 쿠르드족이 거주하는 터키는 YPG가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해온 테러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관돼있다”고 주장해왔다. 터키의 9일 공격은 대규모 군사장비를 갖추지 못한 채 미군의 존재를 완충망으로 삼아왔던 쿠르드족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전망이다. SDF는 현재 6만여 명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도 손꼽히는 병력을 갖춘 65만 명의 터키군에 비하면 턱없는 수준이다. 쿠르드족 자치 지역이 파괴될 경우 독립국 건설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으며 다수가 거점을 잃고 유랑하는 신세가 된다. 더구나 쿠르드족이 관리해온 IS 포로들도 통제 불능 상태에 놓일 수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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