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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편식주의자의 미식여행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11일(金)
60년 전통 가마솥 통닭… “염통·모래집은 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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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 제일시장 지하 음식백화점 내 ‘고창분식’의 해물탕(위 사진)에는 신선한 새우와 게, 오징어가 듬뿍 들어있다. 시장 지상층 통닭골목에 위치한 ‘용천통닭집’에서 대표메뉴인 부속모둠(아래)을 주문하면 프라이드 반마리와 목, 염통, 모래집이 함께 나온다. 왼쪽 사진은 ‘DUTCH 480’의 더치 커피.

■ 의정부역 맛 골목

- 시장통닭
2번튀겨내 속은 촉촉 겉은 바삭
특수 부위 즐기려면 ‘부속모둠’

- 베트남 쌀국수
국수·숙주·고수 양 마음껏 조절
현지인 손맛·인심까지 한가득

- 해물탕
새우·오징어 신선한 재료 만끽
갓 만든 갓김치·과일 디저트도


10여 년 만에 다시 방문해 본 의정부역 근처는 정말 많이 변했다. 인근에 대형 백화점이 들어섰으며 주변 상가가 개발됐고 현대적으로 정비, 발전됐다. 부대찌개 골목 근처에는 경전철역이 생겨 찾아가기 쉬웠고 길 건너 제일시장으로 가는 길은 젊음의 거리로 변모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과 특색 있는 디저트 가게들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의정부의 전통적인 맛은 아직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듯했다. 적어도 의정부역 인근을 천천히 걸어본다면 과거에서 현재까지 같은 공간, 전혀 다른 사람들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의정부역 2번 출구에는 10여 년 전부터 서서히 베트남 쌀국수집뿐 아니라 다양한 동남아시아 음식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의정부 인근으로 직장을 잡아 이동해 온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만든 문화다. 주말이 되면 의정부역 인근은 주변 도시 동두천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이주해 온 다국적인들의 주말 외출로 평소보다 붐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오래된 식당 중 하나가 ‘완야타오’라는 곳이다. 베트남 출신 이주민이 8년 전 대형 건물 푸드코트에 개업했다.

소고기 육수의 쌀국수 ‘포보’, 쌀 반죽에 돼지고기 등을 싸서 내놓은 ‘반꾸온’, 넓고 얇은 쌀건포에 고수, 새우, 야채 등을 싸 내놓은 베트남쌈 ‘꾸온’ 등을 판매한다. 포보와 꾸온을 주문했다. ‘포’라는 것은 넓은 쌀 면을 말하고 ‘분’은 가는 면을 뜻하니 포보는 넓은 면을 사용한 국수다. 주문할 때 친절하게도 쌀국수 양을 얼마나 먹을지 먼저 묻는다. 국수 양은 적게, 숙주나물과 고수는 충분히 달라고 요청하니 정말 많이 나왔다. 진한 소고기 국물의 쌀국수에 살짝 데쳐 나온 숙주를 밀어 넣고 수북이 나온 고수도 모두 넣었다. 그렇게 해놓고 꾸온을 먼저 먹어 보았다. 베트남산 피시 소스로 보이는 병을 택해 우선 조금 맛보았다. 시큼함, 짠맛, 그리고 달콤함의 색다른 균형이 있었다. 꾸온과 어울렸다. 이후 잠시 기다렸던 쌀국수 면과 따끈한 국물을 들이켰다. 고수 향이 충분히 퍼져있는 국물은 진했다. 굵고 촉촉한 쌀 면 또한 국물 향이 배어있어 먹으면서 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현지의 맛을 그대로 즐기고 싶다면 특별히 무엇인가 요청하지 않고 주는 대로 즐겨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맛과 가격 모두 만족도가 높다. 다만 주말에는 식사하는 주변에 사람도 많고 한국어, 외국어가 모두 섞여 다소 시끄럽다.

의정부 토박이들은 같은 골목에서 팔았던 닭 모래집 구이를 더 기억하고 있었다. 그동안 많은 집이 없어진 듯했다. 이 골목에서 포장마차처럼 새벽까지 운영하는 ‘애경이네’를 방문했다. 1997년 개업한 집인데 장사 시작 20년 만에 도봉동에 2호점을 개점했다고 한다. 그래서 늘 오면 계셨던 사장님이 안 보였다. 큰 철판에 보글보글 매콤한 닭볶음탕이 나왔다. 폭신하게 익혀 나온 감자와 매콤한 국물을 함께 떠먹기 시작하니 이곳에 와있음을 실감했다.

닭 한 조각의 부드러운 살을 뜯다 보면 자연스레 손이 가는 찬들이 있다. 바로 새콤달콤한 무생채와 양념게장. 하얀 무생채는 매콤한 닭과 국물을 먹다가 입안을 개운하게 하고 싶을 때 적절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집의 대표 반찬인 ‘매콤한 게 무침이 닭볶음탕보다 더 그리워 왔노라’라는 사람들도 있다. 게 무침은 게의 풍성한 살이 아니라 독특한 양념이 매력으로 밥과 함께 즐기기에 좋다. 맛도 맛이지만 풍성한 양 때문인지 젊은 대학생들과 청소년들도 유독 많이 보였다.

의정부 제일시장 지상층에는 다양한 음식을 현장에서 만들어 파는 곳들이 많다. 잠시 몸을 앉혀 배고픔을 달랠 수도 있고 좋은 사람들과 몇 곳을 차례로 방문하며 여러 가지 음식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제일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는 역시 ‘통닭골목’일 것이다.

현지인들이 말하길 이곳은 과거 닭 머리, 염통, 모래집처럼 생닭의 부속물을 주로 팔았던 골목이었는데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특히 ‘닭 머리 골목’으로 널지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60년 전통의 ‘용천통닭집’을 방문했다. 한 마리를 주문하면 통마늘과 염통, 목, 모래집 등의 특수 부위들도 같이 맛볼 수 있다. 닭 부속을 부위별로 별도로 판매하고 있으며 특히 부속모둠을 주문하면 프라이드 반마리와 목, 염통, 모래집 등이 함께 나온다. 기름이 펄펄 끓고 있는 가마솥에 2번 튀겨내니 닭의 질감은 속은 촉촉하고 겉은 바삭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갔을 때 생닭 집에서 닭의 최후를 몇 번 봤었다. 유통의 발전으로 부속물은 참으로 오랜만의 경험이었다. 촉감으로 먹은 음식도 있다. 닭의 부속물이 그것이리라. 쫄깃함이 오래 기억됐다.

제일시장 지하에는 ‘음식백화점’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점심시간에는 만둣국, 칼국수, 해장국 등 빨리 먹을 수 있는 단품메뉴를 주로 팔지만 그 이후 시간에는 낮술 손님, 퇴근 시간 이후에 방문하는 식사 및 술손님들에게는 회, 삼계탕, 편육, 볶음, 다양한 탕 등을 식사로 즐길 수 있는 장소다. 30여 개의 업소가 지하 넓은 곳에 오픈주방과 주방을 주변으로 스테인리스 스틸로 테이블을 둘러 열 맞춰 위치하고 있었다. 깔끔했다. 업소의 사장들은 손님들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음식도 하고 단골손님들과 두런두런 대화도 나누며 소통하고 있었다.

‘고창분식’을 방문했다. 새우, 게, 오징어 등 신선한 해산물이 들어간 해물탕을 즐겼다. 홍어 삼합, 아귀찜, 낚지볶음, 해물탕을 잘하는 집이다. 모든 재료는 신선했다. 그럴 것이 시장에서 재료를 조금씩만 주문해 사용하고 있고 가끔 회 같은 주문이 들어오면 시장 내 단골 생선 집에서 받는다고 한다.

김희정 사장은 “이곳에서는 모두 평범한 메뉴들을 판다. 하지만 모든 상인은 소소하게 집집마다 다른 메뉴들을 판다”며 “시장을 통해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서 집마다 알차게 구성된 반찬들을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우리 집은 내가 음식을 잘해서 김치 종류들을 자주 바꾸면서 내는 편”이라고 덧붙이며 그날 만든 갓김치를 권했다.

김 사장은 과거 10년 넘게 아프리카로 이주해 큰 사업도 했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부대찌개 골목에서 15년, 이후 이곳 제일시장 지하에서 7년 넘게 장사했다. 그는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즐겁다”며 “특히 혼자 오시는 분들은 더 많이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식사하며 김 사장과 이런저런 세상사는 얘기를 함께 나누니 식사 가격 이상의 의미가 내게 전달됐다. 그는 “여긴 손님에게 내는 게 많다”고 말하며 디저트로 귤도 내주었다. 다른 가게들의 경우 다른 과일을 내놓았고 칼로 솜씨를 발휘해 과일에 모양을 낸 곳도 있었다.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손님들에게 디저트까지 제공하며 최선을 다하는 이곳의 음식 문화에 감동했다.

제일시장에서 식사를 마치고 마지막 일정을 위해 소화도 시킬 겸 20분 정도 걸었다. 저 멀리 480이란 숫자가 보이는 2층 양옥에 ‘DUTCH 480’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추출 시간 480분을 의미한다. 의정부역과 회룡역 중간 지점 정도 되는 현재 위치에 문을 연 지 벌써 7년이 넘었다. 2층 양옥집을 개조해 1층과 2층 사이 공간에 커다란 더치커피 추출용기들을 설치해 놓고 바리스타가 계속 추출상황을 지켜보며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공간을 디자인했다. 손님들 역시 자연스럽게 이 공간을 지나 커피 추출 모습도 구경하고 커피 주문도 한 후 2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이곳의 바리스타에게 질문해보니 커피 원두는 파나마, 예가체프, 콜롬비아 등 세 가지 원두를 볶아 블렌딩해 더치커피 원액을 추출하고 있다고 한다. 더치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통해 맛을 만끽하길 제안한다. 더치커피 특유의 복합적이며 미세한 향과 맛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상태에서 가장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강태안 미식여행가


■ 닭볶음탕은 ‘지존’… 더치커피도 ‘명물’

베트남에서 온 사장의 손맛과 후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베트남 국수 전문점 ‘완야타오’(070-7558-4699)는 의정부동 494, 센트럴타워 13층 푸드코트에 위치해 있다. 모든 쌀국수가 6000원이며 베트남쌈 꾸온은 3000원이다. 의정부 토박이들이 모두 다 인정하는 닭볶음탕의 지존이라고 불리는 ‘애경이네’(031-877-6130)는 시민로 132번길 17에 있다. 정오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영업하며 닭볶음탕 외에도 삼겹살 및 다양한 식사메뉴가 가능하다. 닭볶음탕은 2만8000원. 제일시장 통닭골목에서 가장 인기 있는 60년 전통의 ‘용천통닭집’(031-846-4717)은 태평로 89번길 8에 자리한다. 통마늘과 염통, 목, 모래집 등의 특수 부위들을 맛볼 수 있는 프라이드 한 마리는 1만5000원, 양념통닭은 1만7000원, 치킨 반 마리와 목, 염통, 모래집이 함께 나오는 부속모둠은 1만7000원이다. 제일시장에서 홍어회와 홍어무침을 파는 ‘혜성먹골집’(031-846-4758)은 제일시장 다동 39-2호에 있다. 홍어무침 1근 400g에 6000원, 편육 400g도 6000원이다. 젊은 여사장의 야무진 손맛을 느낄 수 있는 ‘현대양념게장’(010-2237-8344)은 통닭골목 모퉁이에 있다. 특히, 강력 추천하는 양념게장은 1㎏에 2만 원이며 500g도 판매한다. 제일시장의 지하 식당가 ‘고창분식’(010-5654-4007)은 지하 32호에 위치해 있다. 홍어 삼합(3만 원), 아귀찜(4만 원), 낚지볶음(2만5000원), 해물탕(1만5000원) 등이 유명하다. 더치커피 전문점 ‘DUTCH 480’(070-4232-0480)은 경의로 118번길 36에 있다. 더치라테는 7000원, 더치 아메리카노는 6000원이며 오후 11시까지 영업한다. 본문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의정부를 대표하는 곳을 소개한다. 각종 속재료로 손으로 직접 빚은 수제만두가 유명한 ‘지동관’(931-846-2047)은 호국로 1298번길 78에 자리한다. 샤오룽바오, 군만두, 물만두의 장점만 모은 꿔띠에가 최고 인기 메뉴로 8000원이며 월요일은 휴무다. 평양냉면의 성지로 인정받는 ‘평양면옥’(031-877-2282)은 평화로 439번길 7에 있다. 메밀물냉면, 메밀비빔냉면, 메밀온면 모두 1만1000원이며 돼지고기 수육은 1만8000원, 소고기 수육은 2만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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