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 처질땐 중증근무력증 가능성… 안과外 신경과 진단도 받아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성상 경희대학교병원 교수

휴가를 내고 쌍꺼풀 재수술을 계획하고 있다는 20대 A 씨. 몇 년 전 안검하수(눈꺼풀 처짐) 때문에 수술을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쌍꺼풀이 풀려버렸다. 다시 병원을 찾은 A 씨가 안과, 성형외과를 거쳐 간 곳은 다름 아닌 신경과였다.

안검하수는 눈꺼풀을 올리는 근육의 힘이 약해 위 눈꺼풀이 아래로 처지는 현상을 말한다. 대부분 안과나 성형외과를 찾아 교정하지만, 근육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신경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 것이라면 신경과적인 치료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눈을 뜨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하는 눈꺼풀올림근과 위눈꺼풀판근은 각각 동안신경, 교감신경의 지배를 받고 있다. 이들 신경이 주행하는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눈꺼풀 처짐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원인으로 중증근무력증이나 근이양증,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등이 있다.

특히 이 중 중증근무력증은 신경과 근육의 접합부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병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근육 피로 현상으로, 지속적인 근육 활동 후 힘이 약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20∼30세, 남성은 50∼60세에 첫 증상이 발현된다. 전체 환자의 60% 정도는 눈 근육에서 증상이 시작된다. 30% 정도는 구마비가 오면서 말이 어눌해지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어지며, 약 10%는 팔다리에서 마비가 시작된다. 아침에는 증상이 경미하다가 오후에는 악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자고 일어나면 호전되기도 한다. 증상이 계속되면 전신 마비까지도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눈꺼풀이 처지는 증상이 발생한다면 중증근무력증일 가능성도 있으니 성형외과나 안과 외에 신경과 진단을 받아봐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중증근무력증의 진단은 반복신경자극검사, 단일섬유근전도검사, 텐실론검사, 항아세틸콜린수용체를 측정, 동반될 수 있는 흉선종의 유무를 확인하는 흉부컴퓨터단층 촬영도 필수적이다.

중증근무력증으로 진단되면 항콜린에스테라아제, 면역억제제,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 혈장교환, 흉선 절제술 등을 다양하게 조합해 치료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치료를 중단하거나 약제 부작용, 수술 스트레스, 감염 등에 노출되면 호흡마비를 일으킬 수 있어 신중하게 치료해야 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윤성상 교수 경희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문진료 분야는 말초신경병, 근육병, 다발성경화증, 두통, 어지럼증이다. △대한신경과학회 대외협력이사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 홍보이사 △대한신경과학회 권익증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