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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Deep Read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15일(火)
與내부 반란 기류까지…文, ‘통치 실패’ 공포에 ‘읍참 조국’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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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사퇴 배경과 정국 전망

중도층 이반, 국정지지율 역대 최저치에 ‘脫민주당’ 현상도 가속화

여야 내년 총선·차기정권 창출 위한 혁신경쟁·새판짜기 돌입할 듯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 결정에는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을 압박하는 긴박하고도 중층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에 대한 검찰의 수사 압박과는 별개로 심상찮은 민심의 흐름, 중도층의 이반과 핵심 지지층의 이탈, 그리고 집권층 내부의 반란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위험한 상황에서 내린 결단의 성격이 강하다. 조국 사태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국정 운영이 패닉에 빠져 1987년 이후 역대 정부가 보여온 ‘통치 실패의 법칙’을 재현할지 모른다는 걱정과 함께 내년 총선에서 대패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국 사퇴 이후 정국은 새로운 경쟁체제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권의 임기 반환점(11월 10일)을 앞두고, 특히 총선을 6개월 남긴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여당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찾아감으로써 민심의 이탈을 막고, 자유한국당은 인적 쇄신과 보수 통합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하지만 조국 사태로 내상을 입은 민주당 내에서 이해찬 대표 체제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고, 야권도 황교안 체제의 안정화 여부와 선거구제·사법 개혁안 처리 문제가 얽히면서 정국이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을 가장 크게 압박했던 것은 조국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형성된 거대한 민심 이반 흐름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볼 때 국정 운영 지지도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앞서는 ‘데드 크로스’가 고착화했다. 또 중도층의 탈(脫) 민주당 현상과 함께 대통령 핵심 지지층의 이탈 추이가 눈에 띄었다. 이런 흐름은 민주당의 선거 패배와 정권의 조기 레임덕(lame duck)을 넘어 ‘정치적 뇌사 상태’인 ‘데드덕’(dead duck)을 부르는 상황까지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실제로 리얼미터·YTN 10월 2주(7, 8, 10, 11일) 조사에서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41.1%, 부정 평가는 56.1%였다. 11일 하루 조사만 보면 국정 긍정 평가는 40.4%로 문 대통령 대선 득표율(41.4%)을 무너뜨렸다. 앞서 이뤄진 내일신문·한국리서치(9월 26일∼10일 2일) 조사에선 대통령 지지율이 32.4%였다. 문 대통령이 2017년 대선에서 얻은 득표율보다 현재 지지도가 낮다는 것은 핵심 지지층 이탈이 시작됐다는 신호다. 국정 운영 동력이 상실되면 ‘소득주도성장’ ‘포용적 혁신 국가’ ‘평화 경제’ 등 핵심 국가 정책들이 힘없이 주저앉을 수도 있다. ‘탈 민주당’ 현상도 가속화했다. 민주당 추락 추이는 가히 충격적이랄 할만했다. 앞의 리얼미터·YTN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35.3%, 한국당 지지도는 34.4%로 두 당의 격차가 0.9%포인트에 불과했다. 서울 지역에서는 한국당이 민주당을 제치는 이변도 일어났다. 11일 조사에서는 한국당(34.7%)이 민주당(33.0%)을 앞섰다. 한국당 지지율은 지난 2016년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최고치다. 한국갤럽 10월 2주(8∼10일) 조사에선 문 대통령과 조 전 장관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 한국당 지지율이 35%로, 한 주 전과 비교해 12%포인트나 올랐고, 민주당(29%)은 7%포인트나 떨어졌다.

특히 여권을 긴장시킨 것은 ‘스윙 보터’(swing voter)로 불리는 중도층의 광범위한 이반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는 결국 누가 중도층을 더 많이 잡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앞의 리얼미터·YTN 조사를 보면 중도층에서의 대통령 국정 운영 긍정 평가는 33.5%인데, 부정 평가는 두 배 가까운 64.1%였다. 중도층의 정당 지지도도 한국당(32.8%)이 민주당(28.5%)보다 앞섰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중도층에서 보수정당이 진보정당을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당별 호감도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앞의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당별 호감도는 민주당 44%, 정의당 35%, 한국당 28%, 바른미래당 23%였다. 같은 기관이 조사해온 민주당 호감도는 지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2018년 8월 57% → 2019년 3월 45% → 2019년 10월 44%), 한국당은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15% → 21% → 28%). 특히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 비호감도(47%)가 호감도(44%)보다 높아진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한국당 비호감도 수치가 지난해 8월 76%에서 최근 62%로 14%포인트나 떨어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정의당 호감도도 민주당의 그것과 함께 떨어지고 있다. 최근 정의당에 ‘호감이 간다’는 비율은 35%인데,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런 추세가 유지되면 민주당이 정의당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기반으로 ‘1.5 정당 체제(one and half party system)’를 만들어 ‘장기 집권 20년’을 추진하려던 목표는 일장춘몽이 될 수 있다.

이런 흐름을 그대로 내버려두면 집권 여당 내부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되는 건 자명하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수도권(112석)에서 민주당은 82석(67.2%)을 차지했다. 그런데 수도권 선거에서 1·2위 간 승리가 3%포인트 표차로 결정된 곳이 14.8%(서울 20.4%, 인천 8.3%, 경기 23.1%)나 됐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민심 이반과 중산층 이탈이라는 여론 추이가 가속화하면 영남 선거는 물론이고 수도권 선거 역시 필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반란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이해찬 대표 체제는 물론 문 대통령의 통치 체제가 내부에서부터 흔들릴 수도 있게 된 것이다.

향후 정국은 조국 전격 사퇴로 일단 새 국면으로 진입하게 됐다. 향후 ‘조국 없는 조국 정국’은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조망해 볼 수 있다.

첫째,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다. 조국 사태를 이 지경까지 방치해온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이 대표가 스스로 상실한 헤게모니를 다시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빙의 승부가 예고되는 수도권에서 이 대표 체제로 과연 향후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 회의론이 제기되면 민주당은 깊은 내홍에 빠져들 수도 있다.

둘째, 몰락까지 거론되다가 조국 사태 ‘덕’에 겨우 진지를 회복한 한국당의 미래다. 조국 사태는 양날의 칼로 작용할 것이다. 일단 한국당은 대선 전초전 성격인 조국 사태 정국에서 승리하면서 당분간 당 지지도가 올라가고 황교안 대표 체제는 공고화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오히려 보수 대통합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검찰의 패스트트랙 수사가 본격화하면 현체재가 흔들릴 수 있다.

셋째,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공조 체제 지속 여부다. 민주당은 조국 사퇴를 계기로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른 사법개혁안 처리에 속도를 내려 할 것이다. 이달 말이나 11월 초쯤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시도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선거법 개정안 우선 처리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여야 4당 공조는 무너질 수 있다. 여야 3당 교섭단체는 16일 각 당 원내대표와 의원 1명이 함께하는 ‘2+2+2 회동’을 통해 패스트트랙에 올라온 사법·검찰개혁안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사법개혁 관련 법안의 본회의 상정 시점을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못하면 여야 갈등은 지속될 것이다.

명지대 교수


■세줄 요약

조국 사퇴 배경 = 중도층의 이반, 핵심 지지층 이탈 등 심상찮은 민심 흐름과 총선 패배를 우려한 집권여당 내부의 반란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린 결단의 성격이 강함.

여론의 反文, 反민주 흐름 =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중도층의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의 두 배. 중도층의 정당 지지도도 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서기도. 내년 총선 패배 시 정권이 레임덕 넘어 ‘데드덕’으로 치달을 수도.

조국 사퇴 이후 정국 = 민주당은 이해찬 체제를 둘러싼 내홍 가능성. 조국 사퇴는 한국당에도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선거구제 개혁과 공수처 처리 놓고 여야 4당의 이해가 맞설 경우 정국은 복잡한 국면으로 치달을 것.

■ 용어 설명

통치 실패의 법칙 : ‘통치 실패의 법칙’은 대통령이 진영 논리에 빠져 편 가르기를 하고 대의제도와 민심을 도외시하며 극단과 배제의 정치에 몰두할 때, 그 정권의 통치는 실패를 불러온다는 법칙이다. 김형준 교수는 1987년 민주화 이후 모든 정권이 통치 실패의 법칙에서 자유롭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5 정당 체제(one and half party system) : ‘1.5 정당체제’란 로버트 스칼라피노 미 버클리대 교수가 전후 일본의 정당체제를 연구하면서 밝힌 용어다. 의회 총 의석 중 한 정당이 ‘1’이고, 그 이외 정당들은 모두 합쳐도 ‘0.5’밖에 차지하지 못하는 일당 우위 체제를 말한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독특한 중선거구제와 야당의 분열로 1955년에 탄생한 일본 자민당이 6년여를 제외한 50여 년간 장기 집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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