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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15일(火)
혈혈단신 벤투호, 더 똘똘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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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북한과의 3차전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북한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오늘밤 김일성경기장서 北과 월드컵예선 3차전

北 무리한 돈 요구 중계 무산
외신 “응원단·외국기자 없는
세상 가장 특이한 경기 될 것”

北, 경기후 DVD 제공할 듯
국내팬 하루뒤 녹화시청 가능

어제 평양 도착 입국절차 지연
여장도 못 풀고 경기장 향해


15일 오후 5시 30분 북한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 축구대표팀과 북한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3차전을 팬들은 시청하지 못한다. 관심이 높은 남북대결이지만, 중계방송은 없다. 취재진의 방북도 허용되지 않았다. 지상파 3사(KBS, MBC, SBS)는 대리인을 통해 북한축구협회와 협상했지만 무산됐다. 북한축구협회는 통상적인 A매치 중계권료보다 2배가량 많은 150만 달러(약 18억 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여자축구 아시안컵 예선도 중계방송이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북한이 평양에서 열린 여자축구 아시안컵 예선 전 경기(10게임) 중계방송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고집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방송사로서는 한국과 관계없는 게임까지 중계하란 요구를 수용할 수 없었다. 물론 전 경기를 중계방송하려면 훨씬 많은 중계권료를 지불해야 한다. 스포츠 이벤트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은 셈.

이번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예선은 1, 2차와 최종으로 나뉘는데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최종예선에서만 중계를 포함한 마케팅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1, 2차예선의 마케팅 권리는 해당 경기를 개최하는 나라의 축구협회에 있다.

팬들은 이번 남북대결을 추후 녹화중계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오전 “경기 영상 DVD를 우리 측 대표단 출발 전에 주겠다는 약속을 확보받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경기를 마친 뒤 16일 오후 5시 20분쯤 평양에서 출발, 중국 베이징을 경유한 뒤 17일 0시 45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영상이) 곧바로 방송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 기술체크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간은) 제법 지나겠지만 국민이 영상을 직접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 김일성경기장 내 기자센터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 연락할 수단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취재진의 방북마저 봉쇄했기에 H조 선두를 가리는 이번 남북대결은 진행 상황을 팬들에게 제대로 전할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평양으로 파견한 직원들로부터 경기 상황을 이메일로 전달받은 뒤 국내 취재진에게 메신저로 알릴 예정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평양 현지에서 PC를 통한 카카오톡은 물론 왓츠앱 등 메신저 프로그램이 연결되지 않아 이메일로 연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4일 오후 7시 55분 열렸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기자회견은 15일 0시 30분쯤 전달됐는데, 짤막한 문답뿐이었다. 벤투 감독은 “우리 스타일대로 승점 3점을 획득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평양에 도착하면서부터 애를 먹었다. 14일 오후 4시쯤 평양 순안공항에 내렸지만 입국 절차가 늦어져 고려호텔에 여장을 풀지도 못하고 곧바로 훈련 및 적응을 위해 김일성경기장으로 향했다. 오후 7시 예정됐던 훈련은 오후 8시로 미뤄졌다. 피곤할 법도 하건만 대표팀은 진지하고 결연한 자세로 훈련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한편 외신은 이번 남북대결을 세상에서 가장 특이한 축구경기에 비유하고 있다. 생중계도, 원정 응원단도, 외국 기자도 없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BBC는 15일 오전 “남북이 대결하는 것은 드문 일이고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서 경기한다는 것은 더욱 흔치 않다”며 “그러나 생방송도 없고 관중석에는 한국의 팬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가 임박한 시점까지 방북 일정과 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대한축구협회의 협조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북한은 뒤늦게 25명의 대표팀 선수와 축구협회 직원 30명에게만 입국 비자를 발급했다. 이로 인해 ‘붉은악마’ 응원단은 물론 한국 취재진과 중계진이 평양 원정에 동행하지 못했다. BBC는 “경기는 초저녁(오후 5시 30분)에 시작하지만, 이를 보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중계도 없으며 현재 북한에 있는 외국 관광객들도 이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BBC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한국은 37위, 북한은 113위로 차이가 크다”며 “이전의 맞대결에서도 대부분 한국이 이겼던 만큼 이번에도 유리한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BBC는 또 “원정 팬이 한 명도 없는 북한의 홈 경기장에서 게임을 치른다는 변수가 있다”며 “전에 본 적 없는 세상에서 가장 특이한 축구 더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남북 모두 확실한 스타 플레이어를 한 명씩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에는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있고, 북한에는 최근 유벤투스에 입단한 한광성이 있다”고 전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전세기로 평양을 방문, 이번 경기를 참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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