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설리 부검 추진…‘악플 추방’ 자성 목소리 확산

“사망정황 파악”…가족 설득중
구하라 등 연예인 애도 잇따라

지난 1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설리(25·본명 최진리)의 사망 전 정황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부검을 위한 영장을 신청했다. 시민사회와 연예계에서는 설리의 사망 배경에 ‘악플’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이번 기회를 자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촉구성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경찰 관계자는 설리의 사망과 관련해 “사망 전 목격자라든지 당시 정황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어야 사망 과정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데, 그런 사람이 전혀 없어 부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설리의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인 경기 성남 수정경찰서 측은 경위를 명백하게 파악하기 위해 부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이라면 외부 침입이나 싸운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정황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부검을 위해 설리의 유가족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가족 측은 타살 혐의가 없는 만큼 부검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설리의 극단적 선택으로 ‘악플’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가수 설리를 추모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설리와 절친했던 구하라는 15일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그곳에 가서 정말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잘 지내. 언니가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게”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설리와 함께 걸그룹 에프엑스로 활동하던 엠버는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설리의 팬들과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대중은 가수 아이유가 설리에게 영감을 받아 만든 노래 ‘복숭아’를 찾아 들으며 그를 추모하고 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모든 장례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가 팬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16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을 받기로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5∼16일 인터넷 실명제 시행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송유근·안진용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