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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16일(水)
‘사망사고를 미담으로 조작 지시’ 내부고발 군인, 무고로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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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상관은 무혐의 처분…군사법원 “조작 지시 없었다”
권익위 진정 후 국방부에 이첩돼 내부고발자 신분 알려져 피소


한 육군 대령이 상급자로부터 소속 부대 병사의 사망 사건을 미담 사례로 조작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진정을 냈으나 이 사실이 상급자에게 알려져 무고 혐의로 처벌받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상급자는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직속상관이 부대 내 병사 사망사건을 미담으로 조작하라고 지시했다며 거짓 신고한 혐의(무고·상관 명예훼손)로 기소된 이모 대령의 항소심에서 원심인 보통군사법원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 대령이 2011년 8월 육군 모 부대 연대장으로 근무할 당시 소속 부대 병사가 한강 하구 수풀 제거작업을 하던 중 실족해 익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대령은 숨진 병사가 후임병을 구하려다 사망했다는 식으로 사건을 미화했다는 이유로 2개월 감봉과 보직해임 등 징계를 받았다.

6년 뒤 이 대령은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사건 당시 사단장이던 김모 전 중장이 해당 사건을 군단에 보고하기 앞서 자신에게 ‘살신성인’, ‘의로운 죽음’ 등을 언급하며 “잘 처리되도록 하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사단의 다른 참모도 구체적인 ‘미담 시나리오’를 건네주는 등 상부로부터 조작 보고를 지시 받았다는 내용도 민원에 담겼다.

이 대령은 신고자가 알려질 우려가 있다며 사건을 국방부로 이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으나 권익위는 국방부로 이첩했고, 국방부 검찰단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단은 해당 사건을 일주일 만에 무혐의로 종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중장이 신고자의 신원을 알게 됐고, 이 대령을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단은 “김 중장이 병사의 사망 경위를 조작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됐고, 이 대령은 민원을 제기하기 전 관련자들로부터 사실관계 확인을 받지 않고 추측성으로 민원을 제기했다”며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이 대령을 군사재판에 넘겼다.

1심은 상관 명예훼손 혐의는 무죄로 봤으나 무고 혐의는 인정해 이 대령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고, 항소심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왔다. 이 대령은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아울러 이 대령은 권익위에 공익 차원에서 낸 민원이 부당하게 처리돼 피해를 봤다며 2심 재판이 진행되던 중 권익위에 재차 진정서를 냈다.

그는 “단지 권익위에 진정서를 제출했을 뿐인데 권익위가 진정인 동의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건을 국방부 검찰단에 이첩함으로써 국방부 검찰로부터 기소됐고, 군사재판을 받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령은 “신분 노출을 막고자 국방부가 아닌 권익위에 진정했고, 국방부 이첩을 수차례 거절했음에도 정상적 절차 없이 임의로 이첩해 신분이 노출되면서 저와 가정이 고난을 받게 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권익위 관계자는 “고충민원 제기 당시 이 대령이 담당 조사관에게 ‘군 통수권자에게 이러한 사실을 빨리 알려달라’는 취지로 말한 점에 비춰 이 대령이 국방부 이첩에 동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권익위는 인사행정 사항에 대해서는 조사 권한이 없어 국방부 검찰단으로 보내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또 “권익위를 통해 이 대령의 신분이 알려진 게 아니라 국방부에서 사실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알려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게 돼 있지만, 고충민원은 부패·공익신고와 달리 해당 기관으로 이첩돼 사실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원이 드러날 여지가 항상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담당 조사관의 사건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으면 내부 징계 절차를 밟았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며 “고충민원 처리 기관이기 때문에 민원을 제기한 뒤 소송에 걸리고 처벌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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