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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20일(日)
부동자금 1천조원 어디로…“실물경제 흐르게 물꼬 터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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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서울 잠실 아파트단지[연합뉴스 자료사진]
‘불패신화’ 강남아파트로 흐를까 우려…고점인식·규제부담도
리츠·채권·금 등 상품마다 평가 갈려…ELT·보험상품 대안 거론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연 1.25%)까지 낮아지면서 막대한 시중 부동자금의 흐름이 주목된다.

부동자금의 공식 통계는 없지만,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예금·머니마켓펀드(MMF)·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통상적인 부동자금으로 분류한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이들 부동자금의 규모는 올해 6월 말 989조6천795억원, 어림잡아 1천조원에 이른다. 현금(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려 하기보다는, 투자처를 기다리는 자금으로 볼 수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기록적 수준까지 내리면서 가뜩이나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부동자금 1천조원이 어디로 흐를지 가늠하기가 어려워졌다.

초저금리 때문에 수익률이 연 2%에도 못 미치는 은행 예·적금 등 금리확정형 상품은 매력이 더 떨어졌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더구나 현재의 금리 수준이 ‘바닥’이 아니라는 인식도 적지 않다.

시장에선 내년 상반기 중 추가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6일 금리를 인하할 때 “필요하다면 금융경제상황 변화에 대응할 여력은 아직 남아있다”면서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외 경기 둔화와 저금리 때문에 금리를 더 내려 경기를 부양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미국·유럽·호주·중국 등의 추가 금리 인하가 유력해 우리나라도 따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센터장은 “투자자로선 ‘저금리 극복형’ 상품을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면서 “저금리 때는 3∼5% 배당수익률이 나오는 우량주, 어느 정도 임대수익률이 확보된 배당형 리츠, 국채 관련 상품들이 대안으로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들 상품은 아주 높은 수익률은 아니지만, 예·적금과 비교하면 투자자의 ‘갈증’을 달랠만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6% 수익률을 제시한 롯데리츠의 지난 8∼11일 일반인 공모에 4조8천억원이 몰려 약 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의 ‘리츠 열풍’에 대해 정성진 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은 “리츠도 결국 상업용 부동산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경기가 좋아야 하는데, 세계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경계했다.

채권 투자에 대해서도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조현수 PB팀장은 “금리가 계속 내릴 때는 급등한 측면이 있었지만, 8월 이후로는 수익률이 저조해 마이너스도 나오고 있다”면서 “목돈을 집어넣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이나 원자재도 수익률이 매력적인 상품으로 꼽히지만, 조용준 센터장은 “단기 급등한 데다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g당 4만6천원이던 순금(99.99%) 현물가격은 8월에 약 6만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5만6천원으로 하락했다.

조현수 팀장은 주가연계증권(ELS) 중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특정금전신탁(ELT)에 투자하거나, 공시이율을 적용받으면서 절세효과도 노릴 수 있는 즉시연금 등 보험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최근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 홍콩H지수(HSCEI) 연계 ELS·ELT의 손실 등으로 지수파생상품과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가 움츠러들었다는 점이다.

결국 급속히 팽창한 시중 자금이 부동산 시장, 특히 ‘불패신화’가 깨지지 않은 서울 강남권 주택시장으로 흘러가지 않겠냐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정성진 팀장은 “강력한 대출규제나 세금 부담에도 억눌렸던 대기수요는 언제든 강남 부동산으로 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용준 센터장은 “가격이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오른 것 같다”는 평가도 내놨다.

전문가들은 ‘통화승수’나 ‘통화유통속도’가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등 돈을 풀어도 잘 돌지 않는 ‘유동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실물경제로 돈이 흐르도록 물꼬를 터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하의 거시적 실효성 점검’ 보고서에서 “불확실성이 전혀 해소되지 못한 상태에서 금리 인하는 자금의 단기 부동화와 신용 경색을 유발할 뿐 아니라 일부 투기적 부동산에 자금이 몰리는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금리 인하를 통한 간접적이고 소극적인 통화정책보다 가계 및 기업에 대한 직접적이고 선별적인 자금지원을 통한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을 통해 소비와 투자를 진작시키는 방안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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