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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김종호 논설고문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21일(月)
“文대통령 잘한 일은 2가지 있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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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정권 코드’가 正義 기준 둔갑
대통령 意中 따라 일제히 합창
조국 사퇴 후에도 義人化 여전

원칙·소신 尹총장 임명 않고
曺 민낯 드러나지 않았다면
‘진보’ 僞善에 더 속았을지도


조직적 권력형 범죄인 ‘게이트’로까지 불리는 ‘조국 사태’가 문재인 정권의 본색(本色)을 더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갈수록 전체주의 독재체제를 닮아가는 행태를 보이면서 ‘정권 코드’가 정의(正義)와 불의(不義), 정직과 거짓, 합리와 불합리, 염치와 후안무치 등을 구분하는 기준으로까지 둔갑한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나 의중(意中)을 두고, 정부·여당과 ‘코드 단체·시민’ 등이 거의 무조건 일제히 당위성을 합창한다. 권력 감시와 견제가 본연의 역할인 언론과 시민단체 일각마저 코드화해 정권의 선전·선동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공공연하다. 본인과 일가의 파렴치한 위선(僞善)과 전방위 불법 혐의가 확연해지면서 악화한 민심(民心)에 더는 버티기 어렵게 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명 66일, 취임 35일 만에 사퇴한 뒤에도 황당한 ‘의인화(義人化)’가 여전한 배경 또한 달리 찾기 어렵다.

친문(親文)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지난 19일 개최한 제10차 촛불문화제에서는 조 전 장관을 위한 ‘국민 퇴임식’이 열리기도 했다. “당신은 국민의 영원한 법무부 장관” 운운의 헌사(獻辭)가 낭독되고 ‘국민 감사패’도 증정됐다. “나쁜 짓 하는 검찰, 단 한 번도 정리한 적이 없다. 똘똘 뭉쳐서 자기들끼리 다 봐줬다. 우리가 그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선동도 있었다. 검찰 개혁의 본질인 ‘정치적 중립’에는 되레 역행하는 행태를 반복해온 조 전 장관 식 방안을 밀어붙이려는 문 대통령의 뜻과 무관할 리 없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4일 사의를 공개 표명하며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며 억울한 피해자 행세를 했다. 자택 압수수색 중이던 검찰에게 전화로 ‘수사 개입’에 해당할 만한 ‘당부’까지 하고도 “검찰 개혁을 위해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고 강변했다. 그런 그를 두고 문 대통령은 18일 “검찰 개혁에 대한 조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에게 다시 한 번 검찰 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큰 동력이 됐다”며 유체이탈 화법으로 한껏 추켜올렸다.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는데, 꿈 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고도 했으나, 시중에서는 “문 대통령이 결과적으로 잘한 일은 2가지 있다. 보수 야당 등의 강력한 반대에도 두 사람의 임명을 강행한 것”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문 대통령이 전임 정부 고위직 대상의 ‘적폐수사’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였다고 해서 임명한 윤 총장이 조국 일가 수사를 지휘하면서 적어도 현재까진 원칙과 소신을 지키고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그쳤다면, 당사자뿐 아니라 황당한 궤변으로 그를 비호한 집단과 개인 모두 ‘진보’의 탈을 쓴 위선자일 뿐인데도 국민 다수가 더 속아 넘어갔을 것이라는 의미다.

조국 전 장관은 지명되고도, 자유민주주의를 뒤엎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활동 전력이 “자랑스럽지도 부끄럽지도 않다”고 했다. 1993년 논문 ‘현 단계 맑스주의 법이론의 반성과 전진’을 통해 ‘인민의 자율규범으로 법을 대체한다’는 발상까지 한 사실도 새삼 드러났다. 자유주의 법학을 대체할 ‘법 사멸론(法死滅論)’의 핵심을 ‘입법·법집행 과정의 민중 참여와 법제도·법기구에 대한 민중 통제를 실현하자는 것, 그리고 이 속에서 인민의 자율적 규범의식을 함양하고 이것으로 법을 대체해 나아가자는 데에 있다’고 소개했다고 한다. 그가 추구해왔고, 재복직한 서울대에서 학생들에게도 가르칠 ‘바람직한 사회체제’ 일단(一端)이 비친다.

문 대통령 취임사의 ‘나라다운 나라’ 실체도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월드컵 2차 예선인 지난 15일 한국·북한의 평양 경기는 해괴한 무관중·무중계 방송에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 해도 큰 수확”이라고 손흥민 선수가 밝힌 위협의 난장판이었는데, “우리 응원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성의 조치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고 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 궤변 또한 그 연장선으로 보인다. 그런 식의 나라 거덜 낼 국정 노선을 당장 바꿔야 한다. 문 대통령부터 국정 오도를 비판하는 언론에 성찰을 요구할 게 아니라, 오죽하면 냉소적 반어법의 ‘잘한 일은 2가지’ 말까지 나오는지를 더 늦기 전에 성찰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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