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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21일(月)
‘정권 보위부’ 만들 공수처案, 우선 처리 아닌 폐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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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21일 청구되는 등 조국 일가 수사가 ‘몸통’을 향하는 민감한 시기에 여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우선 처리’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공수처 설치 법안을 최우선으로 협상하는 방안을 집중 검토해 보자”고 밝혔다. 공수처의 근원적 문제점은 차치하더라도, 소수 야당을 들러리 세웠던 ‘패스트트랙 4당’ 합의까지 깨면서 그렇게 하겠다는 의도가 궁금하다. 조국 일가 수사를 대놓고 압박하다가 국민 저항에 부닥치자 ‘윤석열 검찰’을 우회적으로 겁박하기 위한 전술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다. “황교안 검사 같은 사람을 조사하는 법”이라는 이종걸 민주당 의원 발언이나, 친문 시위대의 ‘조국 수호’ 구호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여당 안(案)은 근본적으로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검찰 개혁의 최대 관건은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 보장이다. 이번 조국 사태에서 대통령까지 나서 수사를 방해하는 수준의 압박을 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제2 검찰’을 만들 필요 없이 검찰이 그렇게 움직이도록 제도와 관행을 바꾸면 된다. 사법 조직에 문제가 있다고 ‘제2 조직’을 만든다면 정부 조직이 어떻게 되겠는가. 세계에서 공수처의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이유다. 추천위원 ‘5분의 4’ 찬성이라는 특별 다수제를 내걸었지만 ‘정권 보위부’로 변질될 개연성은 열려 있다. 현역 및 예비역 장성까지 포함시킨 것은 위헌(헌법 제110조) 소지도 크다. 검찰의 수사권·기소권 독점을 문제 삼으며 공수처에 모두 주려는 것도 모순이다.

여당의 공수처법 우선 처리 방침은 절차적·정치적 정당성도 결여하고 있다.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선거법, 공수처법 및 검·경 수사권 조정의 3개 안건에 대해 ‘패스트 4당’은 선거법을 먼저 처리한다는 데 합의해 놓고 있다.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은 검찰과 경찰의 관계 재정립, 경찰 역할 조정, 자치경찰 확대 등의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경찰 내에서도 자치경찰 확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정부 내 이견도 조정되지 않았다. 멀리 보고 논의해야 할 문제들이다.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에서 집단적 반대 입장이 나오는 건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공수처 발상은 폐기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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