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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22일(火)
“펜데레츠키, 당신 음악의 한 가지는 한국에 있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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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재준(오른쪽) 작곡가는 “펜데레츠키(왼쪽) 선생이 고령에도 한국 친구들에 대한 애정 때문에 방한 연주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SIMF 제공
오늘 서울국제음악제 개막… 류재준 예술감독 인터뷰

90년대 교향곡‘KOREA’작곡
펜데레츠키,2년만에 한국 찾아
이번에‘누가 수난곡’국내 초연
KBS교향악단 직접 지휘 예정

올11회… 헝가리·폴란드 주빈국
인간과 환경 주제 연주곡 선봬


“펜데레츠키 선생은 고령으로 활동을 크게 줄였습니다. 특히 지휘는 거의 하지 않지만, 이번에 한국 친구들과 청중을 찾아 다시 옵니다. 저에게 ‘내 음악의 한 가지가 한국에 걸쳐 있다’고 말했지요.”

류재준(49) 2019 서울국제음악제(SIMF) 예술감독은 21일 자신의 스승인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86)의 방한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폴란드 출신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펜데레츠키는 현대 음악 거장으로 인정받는다. ‘히로시마(廣島)의 희생자에게 바치는 애가’(1960)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던 그는 1990년대에 당시 이어령 문화부 장관 요청으로 교향곡 5번 ‘KOREA’를 작곡함으로써 한국과 연을 맺었다.

현재 고령으로 세계 투어를 삼가고 있는 그는 2017년 신포니아 바르소비아와 같이 내한 연주를 한 이후 다시 서울에 온다. “이번 방한을 위해 독일에서 특별한 치료도 받았다고 합니다.”

펜데레츠키는 이번에 ‘성누가 수난곡-사람의 길을 묻다’를 직접 지휘해 들려준다. 한국에서는 초연이다. “1966년 발표한 이후 반세기가 넘었으나 이 작품의 의미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인류가 겪은 비극과 고통을 넘어 새로운 생명에의 희망으로 이끄는 작곡가의 외침입니다.”

류 감독은 1990년대에 폴란드 크라쿠프음악원 대학원으로 유학을 가 펜데레츠키를 사사했다. 2008년 루트비히 판 베토벤 음악제에서 초연한 ‘진혼 교향곡(Sinfonia da Requiem)’을 통해 작곡가로서 세계 음악계 인정을 받았다. “폴란드에서 진혼 교향곡 초연을 본 임성준 당시 국제교류재단 이사장께서 이런 규모의 음악제가 서울에도 있어야겠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거기에 공감한 분들과 함께 2009년 서울국제음악제를 만들었습니다.”

류 감독은 음악제가 11년째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후원자들 덕분이라며, 음악제 조직위원들 이름을 일일이 거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음악제에 대한 정부 지원 예산이 크게 줄어든 것을 언급했다.

“이런 음악제는 오랜 시간 준비해야 하는데, 예산이 이렇게 흔들리면 안정성을 지닐 수가 없습니다. 4년 전에는 제가 블랙리스트에 들어가 고생했는데, 지금은 예산 삭감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정권을 초월해 클래식 문화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올해도 충실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는 것이 류 감독의 자부다. 이번에 주빈국인 헝가리, 폴란드 출신 음악인이 대거 참여한다. 한-헝가리 수교 30주년 기념 음악회로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2일 개막연주회는 ‘다뉴브 강가의 촛불’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칼만 베르케스가 지휘하는 헝가리 죄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리스트의 교향시 ‘전주곡’과 류재준의 피아노 협주곡(일리야 라시코프스키 협연), 버르토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콘체르토’를 연주한다.

25일 연주회는 ‘홀로코스트’라는 타이틀로 일신홀에서 열린다. 알렉산더 피터스타인(클라리넷)과 일리야 라시코프스키(피아노)의 듀오 무대다. 풀랑크, 브람스, 바인베르크 등의 소나타를 연주한다.

한-폴란드 수교 30주년 기념 음악회는 26일 시작한다. 이날 펜데레츠키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KBS교향악단을 직접 지휘한다. 소프라노 이보나 호사, 바리톤 토마스 바우어, 베이스 토마시 코니에츠니 등이 무대에 오르고, 국내 합창단도 함께한다. 27일과 29일엔 폴란드 신포니에타 크라코비아(지휘 유레크 뒤발)가 모차르트, 하이든 곡과 펜데레츠키 신포니에타 3번을 연주한다.

류 감독은 “이번에 폴란드 LOT항공이 준비한 선물을 꼭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26, 29일 공연 티켓을 산 관객 중 각 1명에게 인천-바르샤바, 인천-부다페스트 왕복 항공권을 2장씩 증정한다는 것.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이어지는 실내악 무대에서는 피아니스트 웬디 첸, 바이올리니스트 엘리나 베헬레, 첼리스트 리웨이, 비올리스트 로베르토 디아즈, 오보이스트 세바스티안 알렉산드로비치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다. 아르토 노라스(첼로)와 랄프 고토니(피아노) 듀오도 ‘50년 음악 동지’의 화음을 들려준다. 조성현(플루트), 김다미(바이올린), 김상진(비올라), 김민지(첼로), 김규연(피아노) 등 국내 연주자들도 참여한다.

올해 음악제의 주제는 ‘인간과 환경’이다. 반기문 전 유엔 총장이 이끄는 국가기후환경회의와 함께 지구 환경 미래를 함께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정했다. “연주회마다 주제에 따른 음악을 선정했습니다. 음악가와 청중이 단 한순간이라도 환경을 생각한다면 지금보다 나아지리라는 믿음에서입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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