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학교와 자매결연 주선해 달라’… 인헌고 교장, 작년 文에 편지 논란

과거에도 정치편향교육 잡음

23일 ‘정치편향교육’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관악구의 인헌고는 평양의 고교와 자매결연 추진 등 과거에도 비슷한 화제와 논란이 있었던 곳이다.

이날 교육계 등에 따르면 나승표 현 인헌고 교장은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양에 있는 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을 수 있도록 주선해 달라”며 공개편지를 보낸 바 있다.

해당 편지에서 나 교장은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의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남북한 각계각층의 대화와 협력, 교류가 필요하며, (인헌고는) 평양에 있는 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는 첫 학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평양의 학생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예의 바르며 예체능에 능하다고 들었다”며 “평화와 통일이라는 민족적 염원을 실현할 미래의 동량인 인헌고 학생들과 잘 맞을 것 같다”고도 했다.

앞서 인헌고 학생들이 만든 ‘학생수호연합’(학수연) 측은 전날 “정치적 편향을 강요하는 일부 교직원의 행태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하고 조속히 감사에 착수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했다. 학수연에 따르면 지난 17일 인헌고에서 열린 ‘인헌고 달리기 걷기 어울림 한마당’ 행사에서 일부 교사가 참가 학생들에게 “배(倍)로 갚자, 배로 갚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아베 자민당 망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게 했다. 학수연 측은 관련 민원을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게재했지만, 청원 게시판 관리자는 “청원 요건에 위배된다”며 해당 청원을 비공개 처리한 상태다.

서울시교육청은 인헌고가 교원의 정치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내용의 민원이 접수되면서 이날 오전부터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특별장학을 진행하고 있다. 장학사 2명을 포함해 서울교육청과 동작관악교육청 등 교육청 관계자 총 24명이 파견된 상태다. 인헌고에 대한 감사 진행 여부는 특별장학 이후 1~2일 안에 결정될 전망이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