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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23일(水)
文 ‘남북 평화경제’ 언급 하루만에… 金 “금강산 독자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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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금강산 南시설 철거”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南 대북제재 유지 항의 차원

자력갱생 통한 경제개발 전략
백두산 등정후 ‘결단’ 해석도
철거땐 관계 돌이키기 힘들어
“남측과 합의해 철거” 여지남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금강산관광지구를 전격 시찰, 남측 자산·시설 철거를 지시하면서 1998년 개시된 금강산관광이 또다시 위기에 처했다. 일단은 ‘자력갱생’ 기조를 유지하면서 지난 5일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과 남측의 대북제재 유지 등에 대한 압박 차원이 강해 보이지만, 실제 철거에 들어가면 남북관계는 되돌리기 어려운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면서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낙후했다” “건설장의 가설건물을 방불케 한다” “자연경관에 손해”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다” 등 원색적 비판을 쏟아냈다.

또 김 위원장은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결정한 금강산관광과 관련해 “금강산 관광을 남측과 함께 진행한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됐다”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이라는 평가도 내놓았다. 선대와 달리 남북경협이 아닌 ‘자력갱생’으로 경제개발을 이끌어내겠다는 차별화 전략인 셈으로, 지난 16일 백두산 등정 이후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이 남북 경협의 상징인 금강산관광을 테이블에 올려놨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남북 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경제·문화·인적교류를 더욱 확대하는 등 한반도 평화와 경제협력이 선순환하는 ‘평화경제’ 기반 구축에도 힘쓰겠다”면서 북한의 호응을 촉구한 데 대한 부정적 답변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라는 ‘결단’이 없다면 남측과는 상종하지 않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 측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이 오지 않을 경우, 북한이 개성공단 독자 운영 카드도 꺼내 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는 재산권 침해는 물론, 남북합의 위반이라서 남북관계를 더 꼬이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다만, 김 위원장이 이날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를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해 진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남북 접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의 금강산지구 시찰에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장금철 신임 통일전선부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이 동행한 것을 두고 북한이 남측과의 대화 및 협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지구,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마식령스키장을 연결하는 대규모 관광 지구 건설을 자신의 핵심 숙원사업으로 생각하는 만큼 남측을 통해 미·북 비핵화 협상의 제재 예외 대상으로 인정받도록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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