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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24일(木)
한 아이와 코끼리의 만남부터 헤어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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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너머 숲에서 소리가 울려 옵니다 / 이우연 글 그림/반달

코끼리는 지상에서 가장 큰 몸집을 가진 포유류다. 아프리카코끼리의 경우 평균 키가 3.3m 정도 되는데 키만 큰 것이 아니라 몸무게가 7t을 훌쩍 넘는 코끼리도 종종 발견될 정도다. 무리를 지어서 생활하며 무리의 두목은 암컷이 맡는다. 코끼리는 그림책에서 무척 환대받는 동물이다. 어린이는 코끼리의 몸집이 이렇게 커다랗지만 두려워하기보다는 친근하게 여긴다. 코끼리들이 가끔 큰 귀를 펄럭이는 모습은 너그러워 보여서 이야기를 잘 들어줄 것처럼 보인다. 주름진 눈매에는 장난기가 가득하고 입가에는 단단하고 날카로운 상아가 발달해 있지만 동물원의 어린이 관람객들이 그 상아를 무서운 흉기라고 받아들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린이가 가장 압도적으로 좋아하는 부분은 여기저기 휘둘러대는 길쭉한 코다. 코끼리는 동물계의 삼촌이나 이모쯤 되는 캐릭터를 갖고 있다. 초식동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맹수와 맞붙어서 싸우기도 하는 용감한 동물이다. 어지간해서는 누구도 다 자란 코끼리를 함부로 대할 수 없다. 눈치가 있고 다른 동물보다 지혜롭기도 해서 아무리 강한 코끼리라도 약한 존재에게 무조건 덤벼들지는 않는다. 대부분 코끼리는 70년에서 100년까지 산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이만큼 오랫동안 인간과 같이 사는 동물이 거의 없다.

이우연 작가의 그림책 ‘강 너머 숲에서 소리가 들려옵니다’는 코끼리를 사랑하는 어린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코끼리 왕 바바’처럼 캐릭터가 화려하거나 인물들의 관계도가 복잡하지 않으나 작품 속 아이와 어린 코끼리의 감정선은 상당히 묵직하다. 한 어린이가 코끼리와 친구가 되고 그 친구와 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며칠을 쉬지 않고 내리던 비가 그쳤다는 첫 문장을 읽자마자 지금까지 이 초원에 얼마나 힘든 시간이 지나갔을지 알겠다. 주인공 어린이는 무리를 찾아다니는 코끼리와 동행하면서 성큼성큼 자란다.

작가는 감정과 인물의 동작이 크게 보여야 하는 장면은 크게, 작은 장면은 아주 작게 그린다. 크기가 정해진 한 권의 그림책 안에서 거대한 코끼리가 무리 없게 느껴진 이유는 상대적 크기를 적용해 아이를 매우 작게 그렸기 때문이다. 이질적 존재인 코끼리와 아이, 꽃, 나무가 인간과 비인간으로 나뉘지 않고 형제자매처럼 비슷한 톤과 필치를 가지고 등장한다. “내가 같이 가 줄까?”라는 아이의 말은 책을 덮은 뒤로도 긴 여운을 남긴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 앞에 서 있을 어린이와 어린 코끼리의 마음은 어떨까. 이우연 작가의 그림은 역동적이면서도 색채와 선의 흐름에서 안정감이 돋보인다. 미지의 소리를 상상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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