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카카오 지분 맞교환… ICT 융합시대 가속

내달 초 3000억규모 파트너십
이통사-포털 첫 지분교환 사례

기존 산업 실적 악화 위기 수준
사업 재편을 통해 돌파구 모색

국내 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포털 및 기타 정보통신기술(ICT)을 서비스하는 카카오가 더욱 치열해지는 글로벌 ICT 시장에서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손을 맞잡았다.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공급 과잉·시장 정체 등으로 기존 산업의 실적 악화가 위기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사업 재편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주요 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SK텔레콤과 카카오는 다음 달 초 30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는 내용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30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신주를 발행해 SK텔레콤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맞교환한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보유하게 된다.

양사는 국내 최초로 이통사-종합포털 기업 간 지분 교환 방식을 통해 전략적 제휴를 맺음으로써 통신, 커머스, 디지털 콘텐츠, 미래 ICT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됐다. 이번 지분 맞교환으로 국내 ICT 산업은 고유 기술을 기반으로 동종 및 이종 산업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ICT 대표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은 “카카오와의 이번 파트너십은 미래 ICT의 핵심이 될 5세대(G) 이동통신, 모바일 플랫폼 분야의 대표 기업이 힘을 합쳐 국내 ICT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양사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두 기업 모두 국내에서의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적극적인 개방과 협력을 통해 국내 ICT 생태계와 미래 산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었다”며 “최근 국내외 ICT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하자 양사 최고경영진 간에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갔다”고 설명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